당장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좋은 문장이란)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방법을 훈련해야 한다. 좋은 글은 좋은 생각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논리적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면 제 아무리 그럴 듯한 문장을 써봤자 좋은 글이 될 수 없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은 오랜 시간 글을 쓴 사람일 수밖에 없다.

나중 언젠가 열릴 마작가 글쓰기 워크샵을 위해 남긴다.

그러나 당장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방법이 있다. 나는 이 방법이 즉각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나는 수백 명을 여러 언어와 글로 만나왔다. 글을 통해 사업을 진척시키는 것이 내 직업이었다. 지금도 한 달에 수백 명과 이메일을 한다.

그중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나쁜 글쓰기 습관이 있다. 그것만 바로 잡아도 훨씬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잠깐! 마작가 네가 뭔데 문장에 대해 논하냐고?

마작가는 5권의 책을 냈고, 수 차례 글쓰기 수업을 진행했다. 소설을 10여 편 썼고, 에스콰이어 몽블랑 문학상 본선에 올랐다.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전략가로 저명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들을 지휘했으며, C-레벨 글로벌 임원들이 극찬한 pitching 을 여러 차례 성공시켰다. 지금은 글쓰기 기반의 주식회사 대표이며, 이메일 상담만으로 평균 단가 250만 원짜리 계약을 일주일에 2-3건씩 성사시키고 있다.


오늘 소개할 첫 번째 원칙은 정확함이다.


사람마다 또 상황에 따라 좋은 글은 다르게 정의할 수 있겠지만, 불변의 원칙도 있다. 언어는 소통의 도구다. 좋은 문장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기본적인 기능에 하자가 없어야 하는데, 그 기능이란 이렇다.

내가 묘사하고 있는 것을 상대방이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내가 설득하고 싶은 논점이 무엇인지 상대방이 알아들어야 한다.

독자가 글을 읽고 나서 글쓴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거나, 의도를 못 알아채거나, 모호한 부분이 많아서 다시 여러 개의 질문을 해야 한다면 그 글은 정확하게 내용을 전달하는 도구로서의 기능을 다 하지 못한 셈이다.

소설

을 읽고 있는데 이 사람이 뭘 하고 있는 건지 잘 이해가 안 된다면, 문장이 좋아봤자 헛수고다. 소설에서 일어나고 있는 세계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설가가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다면 조현병 환자의 말이 상대에게 가닿지 못하는 것과 같다.

설명서


설명서를 읽고 있는데 (도대체 뭔 소린지) 더이상 따라할 수 없다면.


정확성을 해치는 글쓰기


정확하지 못한 글을 보면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작가가 그것만 인지하고 바로 잡아도 정확성은 즉시 개선될 것이다.


1. 주어의 누락


어떤 계약서든 첫줄은 같다. 계약의 주체에 대한 설명이다.

“A는 무엇이고, B는 무엇이다.”

주어가 빠진 계약서를 읽는다고 생각해보자. 계약은 물 건너갔다.

주어를 빼면 왠지 문학적으로 보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결국엔 착각이지만). 그러나 치밀하게 의도되지 않은 주어의 누락은 작가의 글쓰기 내공에 밑천이 없다는 것을 드러내는 손쉬운 지표다. 명문장을 쓴다는 김훈, 리영희, 유시민, 함석헌, 법정 스님, 이어령 선생의 글을 보면 주어가 빠지는 일이 드물다.

노련한 작가는 맥락을 통해서 명문장을 돋보이게 하지, 문장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멋을 부리지 않는다. 맥락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은 말한다. "김훈? 이런 따분하고 심심한 문장을 쓰는 작가가 왜 인정받는 거지?" 강약조절에 실패한 문장은 맥락을 전달하지 못한다. 문장에 집중할수록 맥락은 더 없어진다.


의도적으로 주어를 꼭 넣으려고 해보는 것은 좋은 훈련 방법이다. 주어가 사족처럼 느껴진다면 퇴고에서 빼면 된다.

일단 넣고, 퇴고에서 빼라.

특히 비즈니스 이메일에서는 주어가 빠지면 곤란하다. A가 B에게 보내는 프로젝트 논의 메일에서 이렇게 적었다고 쳐보자.

현실 예시

A가 쓴다. “법률 검토는 12일까지 완성하면 어떨까 합니다.”

B는 답한다. “좋습니다.”

뭐가 이상한 게 느껴지는가? 오오오… 위험하다.

13일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

A : B님, 법률 검토 되었나요?

B : 법률 검토는 A님이 한다고 하셨잖아요.

A : B님이 좋다고 하셨잖아요. 한다는 뜻 아니세요?

B : 아니오. A님이 한다고 해서 저는 좋다고 말씀드린 거에요.

주어의 누락은 정확한 생각을 막는다. 노련한 사람들은 당신이 논리적인 사고에 결함이 있음을 깨닫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2. 목적어의 누락

목적어의 누락은 주어의 누락보다 결코 가볍지 않다. 목적어는 -을/를 외에도 “무엇”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목적어의 누락은 가장 핵심적인 정보를 빠뜨리는 셈이다. 목적어가 빠지면 문장 전체가 피상적으로 보인다.

“알아봤어요?”

“네”

“진짜지?”

“네네”

차라리 말을 말자.


3. 근거의 누락


“전반적으로 훌륭하다고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뭐가요?”

“다요.”

“어떤 점에서 왜 그렇게 느끼셨어요?”

“딱 보면 알죠.”

“상상이 안 되는데요.”

“그만하시죠.”

네. 제발 좀 그만하시죠.

글쓰기는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 글쓰기는 근본적으로 생각의 문제다. 그러므로 당장 글쓰기 실력을 개선시키고 싶다면 이 세 가지를 책상에 붙여놓자.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고 실천하자.

  1. 모든 문장에 주어를 쓴다. 퇴고하면서 의도한 경우에만 뺀다.
  2. 모든 주어에 대칭하는 목적어를 쓴다. 즉 모든 문장에 목적어를 배치한다. 퇴고하면서 빼고 싶은 유혹이 생겨도 참는다.
  3. 모든 문단의 마지막에 ‘왜냐면’을 넣는다. 그리고 그 문장에 주어와 목적어를 넣는다. 퇴고하면서 빼고 싶다면 뺀다.
  4. 3개의 Must-do에 계속 나오는 말이 있다. 퇴고. 퇴고를 꼭 하라.

자신이 쓴 글에 주어가 자주 빠지고, 목적어가 실종되었으며,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면? 아주 겸손해지자.

“내 글은 더 나아질 필요가 있다.”

(“내 글은 그렇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이 쓴 글을 뒤져보길 바란다.)

멋내지 말고 주어, 목적어, 근거를 넣자.

그러나 내 문장에 주어, 목적어, 근거가 생존해 있다면?

다음 편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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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좋은 문장이란)”의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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