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피터슨 파헤치기 : 위대한 사상가의 젠더 이슈 해법

조던 피터슨, 동기부여 연설가 아니었어?

미국에서는 젠더 관련 논쟁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 논쟁의 중심에 선 인물이 바로 캐나다 출신의 유명 심리학 교수인 조던 피터슨이다. 그는 한국 청년들에게는 동기부여 연설가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 글을 계기로 조던 피터슨의 깊은 사유력과 고난을 이겨낸 사상가로써의 뚝심을 함께 소개하고 싶었다.

마작가 인스타그램 게시물
벤 사피로라는 유명인과 카페에서 나눈 담론 – 여러 면에서 매우 인상적이다

강요된 표현(Compelled Speech) vs 개인 표현의 자유 (Personal Freedom)

조던 피터슨의 젠더 논쟁의 한 가운데에 있는 가치는 바로 개인주의다. 표현의 자유라는 오래 된 핵심 사상 말이다. 그는 개인이 자신의 생각이나 말을 방해받지 않고, 누구든 진정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젠더 논쟁에 있어 조던 피터슨은 “특정한 성대명사”를 사용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되는 생각, 즉 강요된 표현(Compelled Speech)를 반대한다. 개인이 강요 없이 자신의 신념과 의견을 표현할 권리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표현을 제한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한 남성은, 법적으로 여성이라고 불러야 하는 차별금지법 조항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차별금지법(Unruh Civil Rights Act, Section 51), 영국의 2010년 the Equality Act 등이 있다.)

한 해외 판례 중에 “동성커플의 웨딩케이크 주문 거절은 표현의 자유“라고 인정한 사례가 있는데, 미국에서 젠더 논쟁이 실생활과 근접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국에서는 “성전환 한 남자에게 여자라고 부르지 않아 직장에서 해고 된” 사례도 있었다. (영문판 기사)

여성으로 성전환한 남성을 법적으로 “남성이라고 불러야만 한다”는 규정과 “성별은 자연에서 온 것인데 표현을 강요하는 것은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주장… 이 한 가운데에 조던 피터슨이 있다.

대화와 존중의 중요성

조던 피터슨은 젠더 논쟁을 해결하는 데에 있어 존중과 대화를 역설한다.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공감하기 위해서, 그는 적극적인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소 격해 보일 수 있는 진보의 목소리는 나머지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 깊은 참여를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댓글을 읽어보면 좋다. 역사상 최고의 논쟁 (그러나 서로를 존중하며) 으로 평가한다는 글이 많다.

전통과의 균형


조던 피터슨은 스스로 “전통주의자”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사회적 가치와 규범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젠더 등의 가치는 수세기에 걸쳐 발전해 왔기 때문에, 성급하게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개인의 정체성이 중요하지만, 사회적 합의가 주는 안정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그는 개인이 비판적 사고를 통해 이 둘 사이의 균형감을 갖자고 제안한다.

개인의 책임과 자기계발 그리고 성장

조던 피터슨 철학의 핵심을 요약하면 이렇다 : 개인적인 책임과 자기계발, 즉 개인의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가 되어야 한다. 그는 개인이 자신의 삶에 대한 주도권과 소유권을 갖고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런 자기계발적 사고가 있어야 젠더 논쟁에서의 무비판적이고 감정적인 흐름에서 균형을 주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조던 피터슨은 당연히 자기계발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글은 그가 이런 짤에서 보이는 노교수 그 이상이라는 점을 기록하고 말하고 싶어서다.

조던 피터슨에 대한 비판


일부 진보 진영에서는 조던 피터슨의 관점이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소외된 집단에 대한 민감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듣는다. 그러나 조던 피터슨이 갖고 있는 사유의 힘을 보자면, 그의 발언은 보다 광의의 “깨우침”을 위한 것이지 특정 세력을 비판하거나 옹호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그가 한 말이 스스로를 증명한다.

“In order to be able to think, you have to risk being offensive.”
제대로 생각할 수 있으려면, 논쟁에 휩쓸릴 각오를 해야 한다.

Jordan Peterson

그래서 뭐?

내가 조던 피터슨에 대해 관심을 가진 건 2년쯤 전이다. 어떤 구독자가 “조던 피터슨 급 동기부여 영상”이라며 내 유튜브 영상을 칭찬한 덕이다. 나는 곧 그를 찾아 보았다. 도발적이고 가감없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에 대한 정보가 이 정도였을 것이다.

“조던 피터슨 급 동기 부여 영상”이라는 과분한 평을 받았던 동영상

그러다 나는 조던 피터슨이 커리어에 있어 무척 고된 삶을 살았고, 50대 후반이 되어서야 이름을 알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중의 입맛에 맞추기보다는 일관성 있게 할 말을 하는 진중한 모습이 좋았다.

하지만 이 글을 쓰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따로 있다.

미국 Brigham Young University에서 사회학 교수로 재직 중인 내 친구 조나단 때문이다. 조나단은 캐나다의 조던 피터슨이 자란 동네에서 자랐고 그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대단하다. (조던 피터슨이 엄청나게 억센 캐나다 사투리를 쓴다는 사실도 알려줬다) 그가 말하길, 조던 피터슨이 무명 교수에서 이름을 알린 이유가 “자기계발”이 아닌 “젠더 논쟁”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미국 보수층 지지자들이 조던 피터슨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바이럴이 (입소문) 대단했다고 한다. (“거봐, 동성애자들아. 조던 피터슨이 말하잖아.”와 같이 악용되기도 했다고.)

내 책 <방황하는 사람은 특별하다>를 받은 직후

과연 “자기계발 동기부여 연설가”로 알고 있던 조던 피터슨의 논객으로써 모습이 어땠을까. 나는 너무 궁금한 나머지 지난 며칠을 그에 대한 논쟁 영상을 보고 자료를 찾는 데에 써버렸다.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한국의 다혈질 논객들에 질려 있던 나는 조던 피터슨의 깊은 사유의 힘과 매너, 그리고 미국의 전반적 토론 문화에 아주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이 글은 그 기록들에 대한 결과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나는 더욱 더 조던 피터슨의 지지자가 되었다. 논점에 대한 정확성, 파고듦, 그러나 상대를 존중하는 자기관리. 무엇보다 힘든 시절을 겪으면서도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간 사람. 그가 조던 피터슨이다. 나 역시 후일 이런 뚝심이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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