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을 기억해내는 데에 꽤 많은 에너지가, 그리고 시간이 든다. 그 사실이 놀랍다.
기억을 불러들이는 게 이렇게 힘들 땐, 내가 보낸 시간이 온전히 내 것이 아닌 것 같다. 나는 얼마나 밀도 있게 세월을 살아내는 것일까.
일주일이 이러한데, 한달은, 십년은 어떨 것인가. 한 평생은 그렇다면 어떤가.
매주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유에 감사한다.
7월 30일 일요일은 집에서 골뱅이 무침을 만들어 먹었고, 글을 꽤 많이 썼다.
7월 31일 월요일은 동료 한 명의 퇴사에 대해 논의했고 고강도 운동을 했다.
8월 1일 화요일은 아내가 아이 둘을 데리고 서울랜드에 갔다. 나는 저녁에 혼자 치킨을 시켜 먹었다.
8월 2일 수요일은 개인 피트니스 트레이닝을 받았다.
8월 3일 목요일은 영풍문고 종로본점에 들러 매대와 북토크 상담을 했고, 저녁에는 동기들 모임에 참석해 연합뉴스 건물에서 저녁을 먹었다.
연합뉴스는 아버지가 기자 생활을 했던 곳이라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제 회사에서 아버지를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동기들은 대부분 금융권에 있다. 대부분 팀장이나 지점장, 부지점장급 위치다. 강남에 살고 골프를 친다. 아이들을 대치동 학원으로 보낸다. 일못하는 팀원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탈모나 무릎 관절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나는 20년 넘게 알아 온 녀석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얼마나 다른 결정을 했으며, 얼마나 남다른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 격차를 느꼈다. 그 부분에 대한 감상은 따로 적을 생각이다.
8월 4일 금요일은 차를 찾으러 갔다가 카센터 사장님과 뜻깊은 대화를 가졌다. (“유명 카센터 사장과 나눈 사업 경영 이야기“) 고강도 운동을 했고, 강원도로 가서 오리고기를 구워먹었다.
8월 5일 토요일은 올해 처음으로 계곡에서 물놀이를 실컷했다. 아이들이 이 시간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저녁에는 집으로 일찍 출발해 야식으로 치킨을 먹었다.
8월 6일 일요일은 5km 산책을 했고, 딸아이의 운동화가 작아져서 새로 신발을 샀다.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고, 글을 썼다.
일주일을 기억해내는 것이 힘들지만, 큰 보람을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