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거의 매일 10년 전 일기가 있다. 매일 뭔가를 썼기 때문이다. 특히 그때는 어디에 업로드하는 글보다는 자기선언적인 글이 많았다.
2013년 기록으로 보이는 글이 꽤 인상적이다.

특히 이 말이 인상적이다.
성공이란 내 재능을(writing, directing) 이용해 사람들이 스스로를 아는 데에 발전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는 것. 저술가, 출 판기획자, 인터뷰어,투자가 & 사장.
그리고 마지막은 이렇게 끝난다.
꿈으로 가는 길이 뻔한데 넌 뭐하고 있느냐.
내가 나에게 했던 말
그래, 그 길이 뻔했지만 한참 망설였다. 지금은 어떤가.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한테 잔소리를 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기왕이면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주길 바라며…
“이 뻔한 길을 도대체 뭐하고 있냐”는 채찍질이 나를 만들고 있었다. 보라 10년이 지난 2023년 나는 저술가가 되었고, 출판 기획자가 되었으며, 인터뷰어도 되었다. 게다가 나 스스로와 회사의 시스템 그리고 동료에게 투자하는 사장/기업인이 되었다. 이제 3개월 평균매출은 걱정없이 일정 수준 이상이 나오기 시작했고, 시장에서 흠집을 내며 ‘당장의 생존’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위치로 자리잡았다. 나도 인지하지 못하던 사이에 내가 말했던 사람이 되어가는 것은 꽤나 오묘한 기분이 든다.갑자기 이런 말을 한 게 아니었다.
“누구나 DNA에 새겨진 자신의 특장점이 있는데 그걸 잘 찾아야 된다” 이 말은 내가 지금 유튜브에서 하고 있는 말이다. 물론 책에서도 수십 번 썼던 말이다. 또 앞으로도 쓸 말이다.
내 생각에 나는 내가 타고난 것을 이미 찾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미 2013년에, 과장 3년차 꼬맹이 시절에, 내 재능을 글쓰기와 연출/감독이라고 당당하게 밝힌 것을 보니 그랬나 보다.



그래서 일기를 써야 한다.
나는 지금도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것인지” 의심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땐 멈추는 대신, 희망도 절망도 없이 그저 걷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가끔씩은 위로를 받고 확신을 얻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이런 글을 읽는 것은 그 누구의 위로보다 힘이 세다. 다름 아닌 내 자신이 쓴 글이기 때문이다.
그래, 나는 예전부터 그랬어. 그게 나야.
꿈으로 가는 길이 뻔하다면,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는 건가? (시간을 낭비하며)
오늘도 이렇게 500단어 한 꼭지 글을 써냈다. 라면을 먹으며 오후 8시까지 견적을 냈고 계약을 두 개나 성사시켰다. 이번 주엔 기업에게 주는 상을 받으러 가고, 다음 주엔 영풍문고 1호점에서 역사적인 북토크 이벤트를 기획했다 (이번엔 남의 북토크다).
회사에서 많은 성취와 할일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성공적인 하루” 지표인 3가지 일을 했다.
낮에는 트레이너와 고강도 운동을 했다. 퇴근해서는 영상을 편집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쓴다. 일을 많이 하는 것은 성공적인 하루를 만들지 않는다. 이 사실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꾸역꾸역 3가지를 해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10년 후 이 글을 들춰내며 “내가 그때 성실히 살았다. 스마트하게 목표도 관리했다. 덕분에 이렇게 원하는 모습이 되었다.”고 말했으면 한다. ‘역시 일기를 써야 해’라고 거들먹거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