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소크라테스가 말했다.


너 자신을 알라, 그리고 네 할 일을 해라.


이 할 일이라는 것을 작은 생산물로 쪼개지 않으면 뜬구름 잡는 소리가 된다.


내 길을 찾았노라, 소명을 안 그 날이 왔다 해도 그것은 잠시. 시간이 지나면 또 잊어버린다. 그것이 사람이다.


앱에 적어두면 될 것 같았다. 그게 아니더라. 앱 사용하는 걸 잊어버린다. 어쩌다 스마트폰 앱에 들어가도 그네들은 나를 도와주기보다는 방해하려고 작정한 듯하다. 뭐가 어디에 있는지 그걸 알아내다가 시간을 다 쓴다. 잠시 후 정신을 차려 보면 앱에서 엉뚱한 것에 정신이 팔려서 그걸 들여다 보고 있다.


나는 앱을 신뢰하지 않게 됐다 – 10년 간 앱으로 일기를 썼지만 왠지 그것들은 내가 죽어서나 기록으로 뒤져볼 일이지, 내 진심을 담은 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결국엔 반복이 중요했다. 하루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한달에 한 번, 일년에 한 번… 그중에 어떤 반복을 선택하느냐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 앱인지 수첩인지는 그 다음 문제다. 인류의 위대한 멘토들이 자기계발 툴 덕에 자기를 초월했는가?!


가장 훌륭한 반복적 자기수양이 무엇인가. 일기다. 내 스스로 돌아보건데 결정적인 일들은 모두 일기장에서 탄생했으며, 그것들 다시 읽으며 자기 확신을 가졌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책 <월든>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일기장을 편집한 것이다.


약간의 도구가 필요하다면 그 일기들이 언제든 다시 꺼내어 볼 수 있도록 하는 정도일 것이다. 도구를 찾지 말고 차라리 튼튼하고 소박한 수첩을 한 권 갖는 것이 핵심이다. 락그룹 부활의 김태원 씨가 소박한 수첩으로 십 년 넘게 일기를 쓴 것은 그 자체로 위대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나도 진심으로 일기를 써보려 한다. 그 도구는 손때 묻은 내 수첩과 이 블로그다.


11월 19일 숲속에서


넋두리와 조언을 나눠주세요

← 뒤로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글로 소통해요

맨위로 스크롤

I Love MaLife 마작가의 다이어리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