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적인 하루에 대한 기록

46억 년이 된 우주의 좁쌀보다도 작은 구석. 태양에 기생하는 작은 행성은 지구다. 녹색 생명체가 지배한 이곳에서 나는 태어나고 자랐다. 내 DNA는 38세까지 그럭저럭 살 수 있게 설계되어 있으나, 나는 이미 그 나이를 훌쩍 넘었다. 당장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그런 나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보너스다.

그런 인생에서 어느 한 순간을 칼로 쪼갠다면, 그래서 그런 장면만을 모아 사진첩 같은 곳에 넣어둘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1월 31일은 내게 꽤 상징적이었다.


890만 원짜리 계약

내가 설립하고 작가들과 함께 운영하는 회사에서, 개인을 대상으로 890만 원짜리 계약을 성사시켰다. 처음 내가 프리랜서를 시작할 때, 건당 계약금액은 3만 원이었다. 1년이 지났을 때 계약 당 평균 매출이 약 200만 원이 넘었다. 사업 기회를 계속 확장하고 있으며 그 지표 중 하나가 바로 890만 원짜리 계약이다.

배민 쿠폰과 치맥

매월 매출 목표가 있는데 1월은 엊그제 기준 60%밖에 못 했다. 그런데 이틀 만에 890만 원짜리 계약을 비롯해 3건의 계약이 몰렸다. 덕분에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동료들과 이 성과를 축하하기 위해 배민 쿠폰을 돌리고 “내일은 재택근무”를 선언했다. 나 역시 치맥을 놓치지 않았다. “더 큰 성과를 만들어 더 큰 상을 나누고 싶다.”

역삼각형 등판

매주 화요일마다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았다. 늘 앉아 있는 창작자의 코어근육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1년이 됐다. 와이프 말로는 내 등이 역삼각형으로 변했다고 한다. 1월 31일은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고 운동한 날이다. 트레이너의 맨얼굴(?)을 처음으로 봤다. 화요일만 되면 “다른 날짜로 옮길까” 늘 고민한다. 그러나 옮기지 않는다. 매일의 작은 반복이 주는 인생의 진리를 나는 이제 안다.

영어 과외

퇴근하면 나는 우리집 두 아이들에게 매일 15분씩 영어 과외를 하고 있다. 나는 영어 학원을 못 믿는다. 영어 학원 덕에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또 영어를 잘하는 사람 중에 영어 학원을 다녔다는 사람도 별로 본 적이 없다. 물론 이는 ‘영어를 잘 하지만 한 번도 학원을 간 적 없는’ 내 경우에서 온 선입견일 수 있다. 작가는 글쓰기 학원에서 탄생하지 않는다. 사업가는 MBA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예술가는 훌륭한 스승 아래에서 홀로 성장하지, 학원의 기술과 커리큘럼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다. 대충 그런 생각이다. 아이들에게 지식을 주입하는 대신, 방에 모여 웃고 떠들며 영어를 한다. 자신하건데, 우리 아이들이 학원을 1년 다닌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영어를 잘한다. 그게 내가 줄 수 있는 선물이고, 아이들이 철이 든다면 이 순간을 그리워할 것이다. 물론 나도 그렇다. (아 이런, 벌써 눈물이 핑 돈다)

토크 콘서트

마작가의 토크 콘서트. 이는 내가 처음 하는 시도다. 유료 일일특강이다. 내가 이 코스를 만드는 데 약 48시간이 걸렸다. 미친듯한 집중력이다. 그게 가능한 건 내가 3년 간 몸으로 익힌 시행착오 덕분이다. 그 사이 홈페이지를 만드는 기술, 배너를 디자인하는 기술, 광고하는 기술, 그리고 강의를 효과적으로 진행하는 기술을 배웠다. 이는 회사나 학원에서 배운 게 아니다. 매순간 내 몸으로 밀고 나가며 배웠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는 기술처럼, 이런 것들을 까먹지 않는다.

8명이 정원인데 1월 31일까지 6명이 신청했다. 하루 반나절 만에 여섯 분이나 응해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이걸로 큰 돈을 버는 건 아니다. 애초에 그런 목적도 아니었다. 토크 콘서트라는 공을 일단 뻥차면, 그 공을 따라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 토크 콘서트가 끝나면 나는 8명이라는 공통된 가치관을 가진 길벗을 얻을 것이요, 내 진짜 목표인 ‘온라인 강의’를 위한 목차를 얻을 것이다 (이 토크 콘서트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곧 내가 1분기에 만들 온라인 강의 목차이기 때문에). 내가 스스로 움직이려면 게으름이 방해한다. 그래서 내가 나를 강제하기 위해 토크 콘서트라는 형식을 레버리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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