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는 To-do list를 3개로 압축했다. 그 생각은 여기에 담았다. (나의 새로운 To-do list)
수십 개의 할 일을 처리했어도 “진짜 내 할 일을 했는가”라고 물으면 머리를 긁적이기 마련이다. 그걸 깨닫고 진짜 중요한 일을 해야 인생이 변한다. 직장인일 땐 그걸 잘 몰랐다. 그걸 알고 나니 더 이상 직장을 다닐 수 없었다. 그게 내 전환점이었던 것 같다.
오늘은 6월 세금계산서를 처리하고, 정산해 줄 수백 명의 작가들 리스트를 정리하고, 매출을 위해 광고를 점검하고, 크고 작은 고객 문의에 응대하고, 내부적으로 미흡한 결과물들을 체크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을 처리한다고 해서 내 삶이 더 나아진다고 보장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3개의 할 일을 점검하는 건 훌륭한 접근이다. 이 3개가 반복되면 ‘내 삶이 더 나아진다’고 보장할 수 있다.

오늘의 운동
온 몸이 나른하고 기운이 없는 하루였다. 그러나 오후 느즈막히 피트니스 클럽에 가서 고강도 운동을 했다. 스모 데드리프트 5세트. 벤치프레스 4세트. 턱걸이 4세트. 케틀벨 스쿼드와 프레스 4세트. 나른함에 활력이 생긴다. 운동은 기력을 보충한다. 더 튼튼한 허리와 목이 있어야 더 오래 쓸 것이며, 튼튼한 다리가 있어야 숲속을 산책할 것이다.
운동은 인생의 교훈을 많이 가르쳐 준다. 하루 아침에 근육을 키울 수 없다. 한 달, 세 달도 모자르다. 하물며 몸이 그런데, 우리 내부의 진정한 변화와 성취는 얼마나 더 많은 땀과 꾸준함을 필요로 할 것인가.
오늘의 편집
오늘은 편집을 위한 촬영을 했다. 작업실로 가는 버스에서 명상하듯이 나온 생각을 메모장에 옮겨 적고, 거기에 살을 붙여 영상 스크립트 초안을 썼다. 운동을 하고 와서 지친 몸을 다독여 가며 영상을 찍었다. 영상을 위해 내 가방에는 언제나 고프로와 삼각대, 마이크가 준비되어 있다. 작업실 책상에는 늘 자켓이 걸려 있다. 언제든 뭔가가 떠오르면 찍겠다는 의지다. 영상 길이는 약 20분이 나왔다. 이 영상은 3분 내외로 편집될 예정이다.
편집은 인생의 압축판이다. 100년을 산다해도 우리가 기억하고 그리워할 순간은 어쩌면 3분으로 편집될지도 모른다. 나는 그 3분을 행복하고 의미 있는 것들로 빽빽하게 채우고 싶다.
오늘의 글
집에 와서 가족들과 저녁을 보냈다. 뒷정리를 하고 글을 쓴다. 시간이 늦었고, 맥주도 한 잔 했고, 운동에, 숫자들로 하루를 보낸 탓인지 온 몸이 지쳤다. 그러나 이 세 가지 할 일을 끝내는 것이 회사 일만큼이나 내겐 중요하다.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일상을, 그리고 먼 훗날 보면 매우 압축적으로 보일 이 세 가지 일에 대해 기록하는 것으로 할 일을 마무리한다.
이까짓 글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나는 쓴다. 나는 쓰는 사람이다.
202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