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스케이트 끈

초보 사장이 회사 경영의 어려움을 체감하는 요즘이다. 내 손이 닿지 않는 곳 내부와 외부 여기저기서 매일 여러 사건이 발생한다. 실수도 자주 일어난다. 때로는 치명적인 실수가 개선되지 않는다. 실수는 곧 시간과 에너지이고, 돈이며 생존력이다. 실수 한번을 고치기 위해 때로는 온 구성원이 희생한다. 작은 실수에 브랜드가 골로 간다. 그런데 실수를 하는 사람은 그 실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니 개선될 리 없다. 경영자는 답답하다. 회사는 실수한 이에게 더 크고 의미있는 일을 맡기기 어렵다.

반면 당사자는 전혀 다르게 생각한다. 자신이 왜 그런 사소한 일을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더 크고 아름다운 일을 하고 싶은데, 과연 이 회사가 내 가치를 알아보기나 하는지 답답하다. 이 둘 사이에는 간격이 꽤 크다.

신발끈을 매일 엉뚱하게 매는 사람은 훌륭하게 스케이트 선수가 될 수 없다

“이 일을 내 일”로 느끼는 사람을 고용하고 동료로 두는 것은 하늘이 내린 복이다. 내가 끊임없이 창작자를 찾는 이유다. 창작자가 아니라면 내가 하는 사업을 그저 따분하고 의미없는 작업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마음이 떠나고 따분함이 찾아오는 자리엔 곰팡이 같은 실수가 피어난다. 완벽해야 할 이유를 스스로 찾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애초에 이 일에 큰 의미를 두는 사람을 찾으면 잔소리가 필요 없다. 시간의 문제일 뿐 그는 스스로 탁월해질 것이다. 나는 옆에서 박수를 치고 밥을 사주기만 해도 그는 스스로 쑥쑥 자라날 것이다.

김연아는 왜 자신이 따분하게 빙빙빙 도는 연습을 해야하는지 묻지 않았다. 그 과정이 멋진 결과에 꼭 필요한 과정임을 알았기 때문이며, 지루한 반복이 자신의 숙명이고 정체성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김연아처럼 되고 싶은데 스케이트 끈을 매일 엉뚱하게 묶는 사람이 돼서는 곤란하다.

“내가 스케이트 끈 매는 방법이나 배우려고 여기 온 줄 알아요? 빨리 멋진 드레스를 꺼내와요.”

경험 있는 자는 비싸고 의지가 바로 선 자는 귀하다. 나는 경험 많고 의지가 투철한 사람이 되고 싶다. 감히 바라건데 그런 사람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행운을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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