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작가, 돈 버는 창작가가 되는 방법 (마케팅, 광대, 무당)

    글 목차

    ‘작가의 삶’에 대한 허상


    평범한 직장인에서 작가가 되었지만 내 꿈은 여전히 작가다. 나는 전업작가가 되고 싶다.


    전업작가란 창작만으로 생계가 가능한 작가다.


    작가가 되기 전에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글을 쓰고 그 대가로 경제적인 독립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있고 스티븐 킹도 있으니까.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며 인생에 대해 사색하는 작가의 모습…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작가가 우아하게 글만 써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허상이었다. 세상이 바뀌었다. 작가도 손에 흙을 묻혀야 된다.


    돈을 벌고 있는 작가들


    책을 몇 권 내고 출판 사업을 경영하다 보니 이제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작가는 더 이상 내게 신비로운 우상이 아니다. 창작을 주업으로 하는 여러 직업 중 하나일 뿐이다. (물론 여러 직업 중 내가 가장 선호하는 일이다.)


    돈을 버는 작가들은 열에 아홉은 이런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 이는 내 출판 경험(내 책의 출판 그리고 내가 도운 100여 명의 출판)과 출판사를 운영하는 사장들과 실무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셜 미디어에서 간접 경험한 것들을 통해 합리적으로 유추한 것이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과정


    • 책을 써서 유명해지는 게 아니다. 이미 분야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책을 쓴다.
    • 그 책은 넉넉한 모수를 바탕으로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한다.
    • 출판사에서는 이를 활용해 마케팅을 한다 (광고, 서평, 독자이벤트). 베스트셀러는 분야 내 독자들에게 더 확산된다.
    • 특정 임계점을 지나면 책은 분야 밖으로 확산된다. 이른바 “대세”가 된다. 인스타그램에서 과시용으로 책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은 이런 대세에 편승하기 위해 기꺼이 책값을 지불한다.
    • 여기까지 책판매에 따른 인세는 (국민작가가 아닌 이상) 끽해야 신입사원 초봉 정도다. (15,000원의 10% 인세율로 1만 부를 팔면 1,500만 원이다. 이는 내가 작가가 되고 나서 약 2년 간 인세로 얻은 수익과 비슷하다.)


    (콘텐츠의 힘으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가 왜 없겠냐마는, 여기서는 다루지 않았다)


    베스트셀러 이후의 행보

    제가 만부 만든 책은 제가 유료 인플루언서만 이십명 이상 섭외했고 작가님이 행사만 열 군데 넘게 뛰셨고 3사 단독 사은품만 시가 천만 원 썼습니다. 현재 2번 정도는 했었고, 추가 프로모션 도 고민중이긴 합니다. 인건비까지 계산하면 그게 또 적자인 경우도 있어서요.

    어느 출판사 사장


    재밌는 건 이 단계까지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책 자체가 아니다. 마케팅이다.


    작가는 책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해, 수익 다각화를 위해 이런 일들을 시도한다. 돈 버는 작가들이 실제로 하는 일이다.

    •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특강
    •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유료 온라인 강의 개설
    • 책의 내용을 실행하기 위한 모임형 유료 카톡방 운영
    • 실제 책의 내용을 삶에 적용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1:1 고가 컨설팅
    • 책의 내용을 적용시키고 싶어하는 기업을 위한 비즈니스 서비스 또는 컨설팅

    이쯤 돼야 작가는 자신의 창작물로 독립적인 경제를 만들 수 있다. 인세만으로는 이룰 수 없었던 경제적 풍요에 가까워진다. 이른 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는 방법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게 100% 내가 원하는 일만 한다는 뜻이 아니다. 하고 싶은 일에는 역설적이게도 하기 싫은 일도 세트로 일부 묶여 있고, 그것은 거시적으로는 하고 싶은 일로 묶인다. 앞뒤가 안 맞지만 그렇다. 인생이 늘 그러하듯이.

    이에 대해서는 실제 파산 직전까지 갔던 한 비주얼 아티스트의 스토리를 통해 조명한 바 있다.

    긴 영상이므로 유튜브로 이동 후 책갈피(챕터) 기능을 통해 보고 싶은 부분을 골라서 시청하세요


    지속 가능한 작가의 재정의


    이런 이유로 나는 지속 가능한 작가에 대해 다시 정의하게 되었다. 더불어 전업작가라는 말은 이제 더이상 먹히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작가가 자신의 창작물을 세상에 발매하고 그 대가만으로 경제적 수익을 얻는 모델은 이제 구식이 되어버렸다. 그림을 그려도, 시와 소설을 써도, 주장과 이론을 쓰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춰도, 그 자체가 자본으로 번역되는 일은 쉽사리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


    작가가 계속해서 뭔가를 만들어내려면 (그래, 이걸 창작이라고 부른다) 경제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잔 케인이 말한 것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적 쿠션이다.”


    작가가 창작물을 통해 돈을 벌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마케팅이다.


    독자와 연결되지 않은 창작물은 발견되지 못한다. 예전에는 거대한 예술 유통회사나 출판사 또는 평론가들이 ‘어떤 작품이 흥행할 것이가’를 선택했다. 이제는 아니다. 인간 사회는 개인과 개인이 연결되어 있는 사회로 이미 전환이 시작되었다. 평론가는 이제 대중들에게 ‘평론가 따위’라고 무시받는 세상이, 정말로 왔다.


    창작물이 독자로부터 발견될 수 있는 기회


    이 기회는 누구의 손에 달려 있나? 창작물의 주인인 작가의 손에 달려 있다.

    작가는 이제 깨달아야만 한다. 창작에 전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창작물이 독자에게 발견될 수 있는 최대 노출의 법칙에 따라 판로를 개척해야 한다. 그것이 작가가 가져야 하는 시대적 소임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지성인은 인문이나 언어계열 등의 고상한 직업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상업이야말로 예술이라는 사치품을 비롯해 그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해준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사상가, 스티븐 핑커


    광대와 무당이 되어야 한다


    원점으로 돌아가자. 작가가 창작에 몰두하면서 “누군가 내 작품의 진가를 알아봐줄” 거라 기대하느니 재빨리 시대의 소임을 이해하고 광대와 점술가가 될 준비를 해야 한다.


    광대란 이런 뜻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는 사람. 나 대신 앞에서 웃고 울고 뛰어다니면서 내 안의 감정을 표현해줄 수 있는 사람. 인생이 힘들면 “힘내. 밝은 날이 올 거야.”라고 말해주는 사람. 어느날엔 “정신 똑바로 차려라. 인생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잔소리를 하는 사람.


    무당이란 이런 뜻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에 대해 직접 소리치는 사람. 왜인지 모르지만 이 무당의 문장을, 노래를, 그림을, 춤을 보자면 깊은 내면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 그런 사람.


    광대와 무당의 일상


    광대와 무당이라는 은유 같은 걸로는 밥벌이를 할 수 없다. 현대인들을 위한 광대와 무당으로써 작가가 해야 할 일은 이렇다.


    내 영향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일


    광대와 무당으로써 당신의 영향력이 쌓였을 때에, 비로소 당신의 작품은 발견되기 시작할 것이다. 예컨데 이런 일이다. 당신이 작가라면 이런 일을 이미 하고 있어야만 한다.


    •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만들어 소셜 미디어에 공유한다. 이는 작가가 지향하는 분야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동시에 대중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 자체로는 돈이 안 된다. 어디까지나 작품의 발견성 증대를 위한 예비 작업이며, 마케팅이며, 몽상적인 작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팬미팅이다. (작가들에게 실제적 부를 가져다 주는 사람들은 적은 수의 열성팬이 아니라 넓게 퍼진 약간의 호감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점을 아는가. 아, 물론 타기팅 전략에 따르면 그 넓게 퍼진 사람들을 얻기 위해서는 열성팬의 존재가 중요하다.)


    소셜 미디어로 콘텐츠를 만드는데 구독자가 늘지 않고 열정적인 팬층도 형성되지 않는다면? 내 예술성을 이런 자질구레한 대중들의 입맛 맞추는 데에 써야 한다고? 이래도 안 할 텐가?

    내 작품이 아무도 읽지 않은 채 창고에서 그렇게 끝났다고 생각해보라.


    또 이런 일도 계속 해야 한다.

    • 업계와 분야의 인플루언서를 찾아 협업한다. 인터뷰나 공동작업이다. 노출도를 높일 수 있다.
    • 도움이 될 만한 무료자료를 배포해서 내 가치를 어필한다.
    • 무료자료나 매력적인 콘텐츠를 통해 이메일 리스트를 확보한다. 이메일 리스트는 가장 값진 마케팅 도구라고 검증되었다. (왜 그런지 모른다면 마케팅 공부를 해야만 한다.)
    • 소셜 미디어의 팔로워 숫자를 증가시킨다.
    • 언론에 내가 소개될 수 있는 기회를 끊임 없이 탐구한다. (팀 페리스의 “나는 4시간만 일한다”가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 성공은 작가 자신이 언론에 노출될 기회를 전략적으로 찾아다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 숫자가 중요하다. 숫자를 늘리지 않는 콘텐츠는 작가의 귀중한 삶을 갉아먹는 게으른 직원일 뿐이다. (채용하면 큰일 난다. 채용했다면 당장 해고하라.)


    나는 배우로서 항상 예술적인 부분에만 집중해왔다. 관객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지를 결정하고 연습하는 게 내 일의 전부로 생각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성공한 배우도, 실패한 배우도, 심지어 배우를 포기한 사람도 절대 잊지 않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숫자다.

    디타 본 티즈, 저명한 풍자극 배우


    그러면서 그 자체로 창작에 도움이 되는 일


    “내 영향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일”과 “실제 창작물”의 차이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일이 잽(jab)이라면, 실제 창작물은 훅(hook)이다. 이건 게리 바이너척의 권투에 대한 비유에서 따왔다. 잽은 많은 시도를 하며 준비하는 과정이고, 결정적인 훅으로 상대를 KO시킬 수 있다.
    • 판매할 수 없는 콘텐츠 vs 판매할 수 있는 콘텐츠
    • 돈이 안 되는 일 vs 돈이 되는 일
    • 트렌드와 알려진 정보 vs 나만의 독창성
    • 대중성 vs 업계와 분야의 특수성 반영
    • 넓은 소비층 vs 분야의 소비층


    이 둘을 전혀 다른 작업으로 인식하는 것보다는 교집합을 찾으면 좋다. 말이 쉽지, 어려운 일이다. 실제 사례를 보자.


    일거양득 콘텐츠 제작법


    내가 주목한 크리에이터는 바로 팀 페리스다. 그는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그 일만으로 창작물까지 만든다.


    팀 페리스가 영향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하는 일은 이렇다.

    • 업계 성공한 사람들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한다. (마크 저커버그, 세스 고딘, 게리 바이너척 등 세계적인 수준이다)
    • 인터뷰는 일주일에 2-3회 팟캐스트에 업로드한다. (애플 팟케스트 기준으로 ‘비즈니스 분야’ 1위다)
    • 게중 재밌고 흥미로운 내용을 편집해서 인스타그램, 유튜브에 짧은 영상으로 업로드한다.
    • 인터뷰 중 재밌는 내용 또는 인터뷰 비하인드 스토리를 블로그로 편집해서 업로드한다.


    팀 페리스의 창작물은 주로 책인데, 그가 했던 일을 보면 무릎을 탁 치게 된다.

    • 업계 성공한 사람들을 찾아 인터뷰한 내용을 요약한다. (이미 하던 일이다)
    • 책으로 낸다.
    • 팀 페리스의 초기 책들 ‘나는 4시간만 OO한다’ (일한다, 요리한다, 운동한다 등) 시리즈 이후에 나온 책들은 모두 이 인터뷰를 기반으로 정리한 책이다.
    • 이를테면 이런 책으로 전세계 베스트셀러 목록을 휩쓸었다.
      • <타이탄의 도구들>, <Tribe of Mentors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할 것인가>


    기가 막히게 효율적이다. 계속 인터뷰를 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행위를 잘 정리하면 (“다큐멘테이션”) 창작물이 된다. 팀 페리스는 한 가지 일만 하는 셈이다. 놀랍도록 효율적이며, 아주 간소화된 업무 프로세스다.


    여기서 영감을 얻는 마작가 식의 간소화된 콘텐츠 제작 흐름도는 이렇다.


    마작가의 콘텐츠 제작 원칙


    2년 반동안 콘텐츠로 쓴맛 단맛을 다 보고 꾸준히 걸어가고 있는 내 사례를 보자. 아주 작은 성공에 불과하지만, 이 안에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민이 담겨있다.


    내겐 주로 유튜브가 영향력의 도구인데 어떤 콘텐츠를 만들기 전에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이 콘텐츠는 나중에 내 창작물로 전환될 수 있는가”

    “하나의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의 성취에도 도움이 되는가”

    대답이 시원치 않으면 콘텐츠로 만들지 않는다.


    지속 가능한 작가가 되기 위해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순환도를 그리자면 이렇다. 이 작업들은 분절되어 있지 않고, 하나가 다른 하나를 돕고, 그 결과는 다음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 매주 1편의 유튜브 라이브를 위해 1개의 토픽을 공부하고 블로그로 미리 남긴다.
    • 매주 1편의 유튜브 정기 콘텐츠를 위해 또 다른 1개의 토픽을 공부하고 블로그로 남긴다.
    • 유튜브 영상을 찍는다. 미리 만들어 둔 블로그를 스크립트처럼 활용한다.
    • 이렇게 일주일에 2개의 블로그 콘텐츠와 영상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이는 단순히 내가 아는 것에 대해 썰을 푸는 게 아니다. 나는 새로운 주제에 대해 공부하고 그걸 내 목소리로 전달하려고 애쓴다. 어찌 보면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일, 창작물을 만드는 일에 더해 스스로 공부하고 성장하는 일도 한 번에 하는 셈이다. 그런 면에서 블로그는 모든 창작물의 화수분이다.
    • 유튜브 영상을 편집한다. 가능하면 ‘영향력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편집한다. 내가 전문가로 포지셔닝할 수 있는 분야를 잃지 않되, 대중적인 입맛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여기엔 자존심과 확장성의 내적 갈등이 언제나 동반된다. (당신이 작가라면 이 말을 대번에 이해할 것이다)
    •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 할 때에도 썸네일, 제목, 태그에 각별히 신경쓴다. 구독자를 1명도 만들지 못할 영상은 아예 안 만들겠다는 심정이다.
    • 수익화 (추수) – 블로그를 기반으로 하되, 유튜브에서의 반응을 보완해서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 책으로 엮는다. 내 콘텐츠가 훌륭하면 더 잘 팔리겠지만, 다소 그렇지 못해도 내 영향력만큼은 판매된다.
    • 수익화 (추수) – 위의 과정을 거쳐 유료 온라인 강좌를 만든다.
    • 수익화 (추수) – 시장의 수요가 확인되면 회사에서 정식 상품/서비스로 론칭하고 광고비 등 투자를 통해 본격 성장을 꽤한다. (나는 작가가 된 이후 주식회사를 설립해서 고객들에게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까지다. 누군가 작가를 꿈꾸고 있다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유명작가가 아닌 나 같은 무명 작가의 고분군투기라면 말이다.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너 자신을 알라. 그리고 네가 할 일을 하라.


    여러분이 반복하는 그 일이 미래를 만든다. (참고 글: 반복하면 나아지는 일)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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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1월 12일 초안

    2022년 11월 14일 발행

    2022년 11월 16일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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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핑백: 세스 고딘처럼 쓰기 – I Love Ma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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