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와 경제 상황 점검 / 40주차 기록

연휴 후 복귀, 그리고 다시 연휴를 맞이하며

39주차는 연휴였다. 40주차는 중간에 복귀하느라 ‘전환비용’이 발생했다. 그러나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 회사의 창립 2주년을 맞아 중간 수익성 점검을 이제야 했다. 그리고 다음 주는 다시 연휴다. 뭔가를 헌신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연휴는 그리 달갑지 않다. (고백컨데 3년 전만 해도 나는 연휴에 가장 살아 있음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그 기록을 이렇게 남긴다.

10월 1일 일요일. 강원도. 지난 주에 시작한 ‘이래도 위탁판매가 어려워요’ 개정판 작업에 몰두했다. 책을 쓰는 일은 순수한 기쁨을 준다. 이 성취감이야 말로 깊이가 있다. 워터파크에 가서 사우나를 했다.1 아들과 축구를 하고 자전거를 탔다. 아시안 게임 야구 경기를 봤다.

10월 2일 월요일. 쉬는 날. 개정판 작업에 몰두했다. 물수제비를 연습했다. 밤늦게 강원도에서 집으로 출발했다.

10월 3일 화요일. 아이들을 사무실에 데려왔다. 함께 버스를 탔다. 햄버거를 사다 먹었다. 나는 개정판 작업을 했고, 아이들은 그림을 그렸다. 지하철을 타고 귀가했다. 지하철 맨 앞에서 맨 뒤가 보이는 신기한 장면에 함께 웃었다.

10월 4일 수요일. 체육관에 가서 개인 트레이닝을 했다. 연휴 동안 하지 못한 회사일을 처리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썼다. 퇴근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서 우산을 샀다. 집에 왔더니 비가 그쳤다. 이게 인생이다.

10월 5일 목요일. 연어를 사다가 쉬라즈 와인을 마셨다. 고된 하루라고 자꾸 술을 마시는 습관이 생겼다. 이런 습관이 조금씩 싫어진다. 이 시간은 충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귀가 후 생산성을 좀먹기 때문이다.

10월 6일 금요일. 재택근무 날이지만 회사에 갔다. 근처 피부과에 가서 점을 뺐다. 다소 충동적인 결정이었다. 체육관에서 고강도 운동을 세게 했다. 도시락을 싸가지 않고 점심을 사먹었다. 왠지 그러고 싶은 날이 있다.

10월 7일 토요일. 아이들 태권도 1단 심사 때문에 강원도에 가지 못했다. 낮에는 일에 몰입했다. 아내와 6km 산책을 했다. 어제 고강도 하체 운동 때문에 산책 후에 둔근이 심하게 뭉쳤다. 밤에는 누더기가 된 옷을 기웠다. 여기에 대해서 한 번 써야 하는데…

중간 ‘경제’ 점검 – 법인 설립 2주년과, 40대 중반의 인생

회사 법인 설립 2주년이 되었다. P&L / 수익 총점검을 했다. 처음 1년은 생존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렇게 생존했다. 그 비결은 여기에 썼다.
– P&L 차트에 대한 소회 :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나는 스타벅스의 한국진출에 필요한 마케팅 전략과 로열티 계약 실무자였다. 경제 수업은 한 개도 안 들었지만 로열티와 계약서의 무수한 숫자 놀음에 의해, 나는 감각적인 수익차트를 계산할 줄 아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직장인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기 위해서는, 직장에서 많은 것을 대리 경험하고 습득할수록 좋다. 내게 주어진 것만 적당히 혹은 최소한으로 쳐내는 ‘조용한 퇴사’는 그 반대 영역이므로, 직장인에서 벗어나는 데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

다음 1년은 안정화가 목표였다.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만 했다. 그렇게 2년이 지났다. 법인의 영업이익 수익률은 삼성전자와 애플 사이다. 즉 삼성전자보다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얘기다. 이 정도면 생존은 넘었다. 그 다음이 내겐 숙제다.
– 창업주(=나)의 개인 비용 투자가 전부인 자본금은 이미 잠식되었으나…
– 8명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 사무실 두 칸의 월세를 감당하고 있다
– 나 스스로에 급여를 주고 독립적인 생활을 가능하게 했다
– 연 1억 원의 광고비를 감당하고 있다
– 연매출 5억이 넘었고 10억을 향하고 있다
– 법인은 빚이 없다 (유일한 빚은 창업주인 내게 진 것인데, 최대 주주이자 임대인이 된 나는 반환금을 되돌려 받을 생각이 아직 없다.)
– 최근 6개월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보다 높다

40대 중반의 경제도 점검했다. 나는 다른 40대 중반과 다르다. 안정적인 노동수익을 포기하고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꽤 건강한 경제 기반을 마련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다.
– 수도권 신도시 방 3칸짜리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다
– 4인 가족이 빚 없이 화목하고 중산층적인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 건전한 여가생활을 (강원도 별장) 유지할 수 있다
– 이런 경제는 가장인 내가 ‘억제로’ 돈을 벌지 않고 ‘하고 싶은 분야’의 일을 개척해서 벌어드린 ‘행복하고 의미있는 돈’이다
– 지금의 경제는 누가 나를 고용하거나 휘두르지 않기 때문에, 전략적이고 헌신적으로 일한다면 죽을 때까지 더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금 없이 하고 있는 사업이므로 하루 아침에 도산할 위험은 매우 적다)

그러나 법인도, 나도 아직 갈 길이 멀다

I’m still hungry.

  1. 연간회원권을 1년에 한 번 싸게 파는데, 우리 가족은 물놀이는 세네 번, 사우나는 수십 번을 사용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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