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적인 삶이 가장 위험하다 (안정이라는 착각)

흔히 말하는 안정적인 삶이란 이렇다. 매달 들어오는 급여, 회사에 소속된 정규직, 반복되는 일상. 한 마디로 평균을 추구하는 삶이다.

이것이 진짜 안정일까. 그렇지 않다. 안정적인 삶이라는 커다란 착각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 “무엇이 진짜 위험이고, 무엇이 진짜 안정인가?” 여기에 대해 자기만의 답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회한다. 난 잘 살고 있는데,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냐고? 심판의 날이 아직 오지 않았을 뿐이다.

안정은 환상이고, 사실은 가장 위험한 리스크 덩어리다. 이 간단한 질문이면 충분하다.

그런 평균적인 삶이 얼마나 갈까.

견고해 보이지만 ‘안정’은 잠시 뿐이다. 1955년 포춘 500 기업 중 2021년까지 생존한 기업은 단 52곳으로, 10%에 불과하다. S%P 500기업의 평균 수명은 20년으로 줄었다. 이건 기업 얘기라고? 더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가 남았다. 평균적인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그 반복적이고 달콤한 일상은 20년도 가지 못해 끝날 것이다. 극소수는 30년을 누릴지도 모른다. 어쨌든 끝이 있다. 곧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이 달콤한 평균적인 삶이 길면 길어질수록, 그 환상에 젖어들어 마치 이 삶이 영원할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그래서 앞으로 ‘슬슬’ 여생을 대비하자고 느긋이 마음먹게 되면 될수록, 사실 그의 삶은 가장 위험한 곳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남의 손에 맡겨져 사육되는 것을 우리는 안정이라 부르고 있으나, 내 통제를 벗어났다는 점에서 그 안정이야말로 잠재된 위험인 셈이다.

그런 삶은 얼마나 가나. 20년이라 치자. 20년이 끝나고 내팽개쳐졌을 때 그리고 그 순간이 언제 오는지는 자신이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을 때, 평균적인 삶은 무자비하게 끝난다. 그리고 삶은 평균 이하의 영역으로 급물살을 타고 떨어진다. 20년은 생존하는 법을 잊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러므로 급물살을 멈추고 상류로 다시 올라가려고 발버둥치지만 대부분 실패한다. 20년 동안 자신이 결정하기보다는 남이 만들어 놓은 틀에서, 하기 싫은 일을 꾹 참고 버텨왔으므로, 급물살을 타고 떨어지는 것도 하기는 싫지만 잘 참는다. 고용 시장에서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는 질이 좋지 못하다.

이것이 평균적인 삶과 거기에서 안정을 느꼈던 이들의 패턴이다. 이 패턴은 놀랍도록 비슷하다. 우리 베이비부머 선배들을 보라. 대한민국의 노인빈곤율은 OECD 1위다. 그런데 자녀 세대와 손주 세대마저 그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판의 날이 오고 나서야 땅을 치고 후회한다. 새로울 것도 없다. 그게 인류 문명의 패턴이다. 어쩌면 눈앞에 보이는 것만 믿는 인간의 본성과 DNA에서 유래했으리라.

진짜 안정의 모습은 우리의 생각과 반대다.

독립이나 제3의 길을 택하는 것은 당장 불안정을 감수해야 한다. 평균적인 삶에서 후퇴하게 될 수도 있다. 누구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려면 상당한 시행착오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보라. 내 손으로 개척한 길은 외부의 변덕에 휘둘리지 않는다. 소심하게 말하면 나 자신을 지키는 방패가 되고, 적극적으로 표현하자면 20년보다 더욱 긴 시간 동안 지속할 수 있는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게 된다. 평균적인 삶을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왔던 시간보다, 내가 설계한 틀에서 내 탁월함을 발휘하며 사는 인생이 더욱 고귀하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무조건 회사를 박차고 나오라는 건 아니다. 회사 생활은 내 기질을 시험하고 연마할 수 있는 훌륭한 선물이다. 그 안에서 독립적인 삶의 연결 고리가 뿌리 내릴 수 있다면 훌륭한 토양이다. 그러나 염증, 무기력함, 삶에 대한 모독감 같은 신호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 그 신호는 퇴사라는 인생의 큰 전환점으로 인도하는 선행적 시그널이다. 그때가 오기 전에 준비해라. 재정적,정신적 대비가 필요하다. 선택의 주도권을 내가 쥐고 있는 삶은, 적어도 ‘남이 흔들어대는’ 삶보다는 훨씬 낫다.

그럼 나가서 뭘 하나.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하나. 크리에이터, 프리랜서, 1인기업, 소규모 자영업, 사업가 중 뭘 하나. 이런 길을 걸어간 선배는 누가 있나. 좋다. 그렇게 시작하자. 그러나 겁먹고 다시 평균으로 회귀하지는 말자.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가장 불안정한 결정이다. 스스로를 실험하며 나만의 돈벌이, 의미론적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 안정의 완성이다. 안정을 위해서는 안전한 삶을 버려야만 한다. 발표자료에 즐겨 쓰던 Out of Box를, 이제는 우리 인생에 들이댈 필요가 있다.

나는 이 사실을 늦기 전에 깨닫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은 선택이다.

옳은 길로 가는 사람은 늘 적고, 후회하는 사람은 넘쳐난다. 평균에 휩쓸리지 마라. 먼 나중을 보라. 나 자신을 심판의 때로 데리고 가라. 그리고 그때의 시점에서 지금을 보라. 여전히 쉽지 않을 테지만.

#퇴사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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