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에 업무 종료를 선언하고 동료들과 단골 치킨집으로 향했다. 전국구로 유명한 치킨집이다. 이름은 유성통닭이다.
우리 회사는 좀처럼 회식을 하지 않는다. 10시부터 5시까지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엔 개인적으로 창작이나 자기계발에 힘쓰자는 게 우리 회사 모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리 약속을 잡고 회식을 한 이유는 에디터 중 한 명이 정식으로 책을 내고 작가가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왜 작가 양성에 이렇게 진심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겉으로야 “진정한 인생2막은 책쓰기가 출발이다”라는 생각이 있지만, 그렇다고 사비를 털어서 남을 작가로 만드는 일을 합리화할 수는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게 큰 절을 올리며 감사인사를 하지 않더라도, 즉 보상이 없어도 큰 기쁨을 준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이타적인 프로젝트가 훗날 나 자신의 자존감과 인생의 완성도에 주춧돌이 되리라는 것도 알고 있다.
이 출판으로 인해, 이 동료의 호칭은 “O에디터님”에서 “O작가님”이 되었다.


우연히 유성통닭에서 나를 조우한다면 시원한 술 한 잔 사리라 약속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