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불안

편안함은 안전하지만 위험하다. 많은 사람들이 그걸 알면서도 시도하지 못한다. 그렇게 인생이 흘러간다.

너무 늦기 전에 삶의 주도권을 찾아야 한다. 언제 찾을 수 있나? 스스로 불편을 선택할 때 삶의 주도권이 돌아온다. 기꺼이 불안의 상태로 나를 이끌고 가는 것. 이를 테면 이렇다.

1. 자발적 실업

월급을 내려놓고 공백을 만든다. 그 공백이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인생의 문제를 다시 한번 직면하게 한다. 어느 회사 무슨 직급의 아무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어떤 일을 하도록 태어났는지 질문하게 한다. 자발적으로 실업자가 돼본 사람은 적어도 인생을 진지하게 탐구하는 사람이다. 휩쓸려서 가기보다는 자기 길을 찾으려는 노력, 그 길은 자발적 실업이 유일하지 않나.

2. 자발적 빈곤

먹을 수 있어도 멈춘다. 몸과 욕구의 스위치를 내가 쥐는 훈련이다. 배고픔은 감각을 깨우고 집중력을 높인다. 식습관과 일습관이 함께 정돈된다. 역설적이게도 굶주렸을 때에 몸은 휴식을 취하고 자가포식을 통해 불필요한 세포를 정리한다. 자발적으로 빈곤한 생활을 한다는 것은 이 시대의 가장 큰 자기통제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존경받아 마땅하다.

3. 자발적 고난

쉬운 길 대신 어려운 길을 고른다. 일부러 무게를 지고 가는 게다. 그제야 한계가 보이고 방법이 생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결심. 그것이 인류가 말하는 지혜의 요체다. 그리고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고 넓고 쉬운 문으로 몰린다.

4. 자발적 단절

정해진 시간만큼 연락과 화면을 끊는다. 외부 자극이 줄면 우선순위가 선명해진다. 단절은 관계의 거절이 아니라 집중을 위한 설계다. 거절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어른이 되는 첫 번째 단계다. 불의에 거절하고, 중독을 거절하고, 안락과 세속을 거절하다 보면 부동산 사장님의 은근슬쩍 구렁이 담 넘어가는 듯한 제안도 거절할 수 있게 된다.

5. 자발적 침묵

말하기보다 듣기. 한 마디 하고 싶어도 참기.

6. 자발적 실패

결과가 불확실해도 시도한다. 성공의 조건은 ‘시작’이다.

이 모든 건 자발적 불안으로 묶인다. 자발적으로 안전선을 벗어나는 것, 그리고 교과서적인 그 말을 “시작”하는 것. 내게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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