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에서 신입 에디터로: 인생의 전환점에 대해

이 길이 맞는 걸까

30대에 이런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지금 걷고 이 길이 맞는 길일까.”
“이 길은 남이 가라고 해서 가긴 하는데,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이 길은 겉으론 그럴 듯하지만, 나한테는 안 맞는 것 같아.”
“이 길을 걷고 있으면 나를 속이는 기분이 들어.”

그런데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은 적다. 30대엔 내 주변에서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40대가 되고 책과 유튜브 그리고 블로그로 이런 “길”과 “삶의 의미”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꽤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사람들은 방황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자신의 인생에 대해 진지하고 심오한 의심을 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진짜 인생을 살 수 없다. 데카르트 말처럼, 나는 의심하고, 생각하고 그럼으로써 존재한다.

나 스스로가 그런 사례가 되고자 노력했다. 잘 나가던 외국계 브랜드 책임자였지만 0에서 시작했다. 외국에서 힘들게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 자리까지 갔지만 자리를 내려놓았던 아름다운 방황을 유튜브에 담기도 했다.

변호사에서 계약직 신입 에디터로

얼마 전에도 그런 사례를 만났다. 이번 사례는 꽤 상징적이다. 주변 사람에게 말하면 “뭐?”라고 되묻는다.

최 모씨는 명문대를 나오고, 사법고시를 합격했다. 개업 변호사 생활, 그리고 기업에서 법률 임원으로 커리어를 쌓았다.

지금 그는 우리 회사의 신입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그는 회사 공고를 보고 정식으로 지원했고, 면접에서는 ‘마작가님의 영상과 책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본인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 배워야 하는 계약직 포지션인데 괜찮겠나 싶었지만, 의욕이 넘쳤다. 자신의 길에 대한 고민이 얼마나 깊었을지 상상할 수 있었다. 사법고시라는 것은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통하는 인증키다. 그걸 뒤집고 새로운 길을 가려는 시도는, ‘방황과 삶의 의미’라는 키워드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한낱 ‘정신 나간 무모한 외도’ 정도로밖엔 보이지 않을 것이다.

전환점에서

과연 최 모씨는 변호사를 접고, 신입 에디터로 새출발할 수 있을까? 에디터 그 다음은 무엇일까. 혹시 다시 변호사로 돌아가지는 않을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

나는 ‘방황’이라는 키워드의 중간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그중엔 내가 직접 채용해서 동료가 되기도 했다. 나는 새인생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 중에, 사실은 누추한 현실에서 도망가려는 의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

회사 생활이 싫고 내 인생을 살고 싶다고 했지만 결국엔 회사 생활이 자신에게 맞는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도 있었다. 뻔한 인생이 아니라 내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했지만 현실에서는 주의력이 상당히 모자르고 산만하여 결국 어떤 일에도 몰입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인생에는 여러 번의 전환점이 있다.

멋져보이기 때문에 그냥 한번 도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경우는 전환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난다. 현실은 그냥 한번 해보는 사람이 매번 성공할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내가 해봤는데…”라는 말로 멋진 도전을 준비중인 사람에게 찬물을 끼얹기도 한다. 그리고 노년이 되어서야 ‘그때 더 해볼 것을’하고 후회한다. 하지만 그땐 지금보다 더 늦었다.

하나를 버리면 또 하나를 얻는다.

더이상 그 지옥 같은 곳으로 돌아가지 않겠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전환기를 대하는 사람은 반드시 새로운 삶을 얻는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또 그렇게 살고 있다.

변호사를 버리고 새 인생을 갈구하는 최 모씨를 보며, 모든 방황하는 사람이 자신의 진짜 길을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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