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글매거진 마작가 인터뷰 10문 10답

내 유튜브 영상을 보고 인터뷰 요청이 왔다. 다양한 세대의 퇴사 스토리를 듣고 싶다고 한다. SK 계열사의 잡지인데 내일 화보 촬영 및 간단한 인터뷰가 계획되어 있다. “마작가 인터뷰” 질의응답을 연습 삼아 일부 내용을 미리 적어본다.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직업적으로 보자면 미디어 콘텐츠 회사 CEO입니다. 출판사업이 가장 크고 음반사업부와 마케팅 사업부도 있어요. 거래처는 구글 코리아, 교보문고, YG 엔터테인먼트, KBS 등 다양합니다. 책을 다섯 권 낸 작가이자, 약 6천 명의 구독자와 소통하는 유튜버이기도 합니다.

이는 모두 퇴사 후 2년 만에 생긴 일이고, 그 전에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아주 평범하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저는 나름 잘 나가는 글로벌 마케팅 책임자였습니다. 스타벅스는 초기 한국 진 출 시 로열티 모델 계약서를 시애틀과 작성했습니다. 30대 후반에 브랜드 총책임자로써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유럽과 미주로 CEO들을 만나러 다녔습니다. 가수 싸이, 제시, 박재범 같은 셀러브리티들과 재밌는 프로젝트를 진 행하기도 했습니다. 유명한 기업인들과 사석에서도 만날 수 있는 직급이었죠. 그러나 저는 하나도 즐겁지 않았어요.

제 책 <방황하는 사람은 특별하다>에 적은 내용인데요, 저는 저 자신을 이렇게 느꼈어요.

“늘 남의 옷을 입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사람.”

퇴사했던 직장 재직 기간은 얼마나 되신가요?


이십 대 중반부터 마흔 초반까지 회사를 다녔습니다. 처음엔 국내기업인 동서식품을 다녔고, 그 다음엔 두 군데의 외국 회사를 다녔습니다. 약 15년 조금 넘을 것 같네요.

작가님께서 다져오신 커리어를 내려놓고, 새로운 길을 연다는 것은 도전적이면서도 부담감이 존재했 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연봉이 상당했어요. 반올림해서 3년 전에 2억 정도였으니까요. 회사의 혜택도 좋았고, 비즈니스를 타고 관광처럼 해외 출장을 다녔습니다. 제가 올라갈 수 있는 최고 직급까지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되면 행복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하나도 행복하지 않더라구요.

처음엔 왜인 줄 모르고, 술이나 쇼핑 같은 것으로 그 허전함을 채웠습니다. 그러나 그것 역시 갈증을 채워주지는 않더라구요. 나중에야 알았어요. 제가 삶의 의미를 찾고 있다는 것을요. 우리나라에서는 오춘기라고 하고, 서양에 서는 중년위기 (mid-age crisis)라고들 합니다. 자신이 믿어왔던 신념을 다시 의심하게 되는 시기죠.

젊을 때엔 남들이 원하는 것을 자기도 원하는 줄 알아요.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따로 있고, 남들이 원하는 게 아니었다는 사실을요.
내 삶을 주인공처럼 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지속되었습니다. 남들은 부러워했지만 저는 그 삶에서 오히려 공허 해졌어요. 그러던 차에 회사가 여러 가지로 어수선해지길래, “이때다!” 싶어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40대에겐 퇴사란 2-30대와는 의미가 다를 수 있다 생각합니다. 퇴사 결심까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퇴사 결정은 어렵지 않으셨나요? (두렵지 않았는지)


불안함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아이가 둘이나 있으니까요. 그래도 지금이 아니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더 늦 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브랜드 전략에서도 50대 초반이 구매 선택을 바꾸는 마지막 나이예요. 그 다 음부터는 근본적 변화는 힘들어요. 아직 40대에 내 삶을 시작해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어요.

‘안 되면 (직장인으로) 다시 돌아오면 되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연봉이야 낮아지겠지만 나 하나 받아 줄 회사가 없 을까 싶더라구요.

최근 들어 이직과 퇴사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면서 반기는 분위기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이유와 관련하여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예전엔 훌륭한 삶이 정해져 있었던 것 같아요.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회사 다니기. 결혼해서 집장만하기. 은퇴까 지 알뜰하게 살다가 그 돈으로 노후 보내기. 이런 삶의 패턴은 더이상 통하지 않아요. 린다 그래튼 같은 100세 시대 전문가들의 주장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젊 어서 벌고 그걸로 노후를 대비하는 게 통하지 않아요. 이제 인생 2막에도 지속가능하게 일하고 그걸 통해 삶의 의 미와 경제적 자유를 대비해야 하는 거죠.

실제 이런 사례들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게 느껴져요. “아, 잘사는 방법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니구나.” 깨닫게 된 거죠. 당연히 회사에 올인할 필요가 없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재직했던 이전 직장의 분위기 및 스타일은 어떠셨나요? (예: 수평적/수직적 조직)

첫 회사는 전형적인 국내 회사였어요. 굉장히 수직적이었고 군대 같았어요. 물론 그 대신 인간적으로 서로 끈끈했 구요. 그 후에 두 군데의 외국 회사를 다녔어요. 전반적으로는 수평적이었죠. 상사가 외국인이었어요 (호주인, 프 랑스인 등). 사실은 외국인들이 어떤 면에서는 더 수직적이예요. 물론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수평적으로 토론할 수 있지만, “나는 보스”라는 인식이 더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장단점이 있어요. 정서적으로는 국내 회사가 좋았고, 퍼포먼스와 성장 면에서는 외국 회사가 좋았습니다.

작가님 세대와 2-30대 세대 간의 직장에 대한 인식(태도) 차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X세대의 끝물에 해당해요. 제 또래들이 신입사원에 들어갈 때에 “이제 평생 직장은 없다”란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어요. 실제로 이직을 많이 했어요.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을 포함해서요. 우리 윗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 지금 20-30대들은 차이가 많을 거예요. X세대는 덜한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일의 방식을 포함하여, 직장에 대한 소속감 등 세대 간 차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크게 보면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 글을 보면 그래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가치관의 차이가 맞는 것 같아요. 지금 인기를 얻는 유튜브 쇼츠나 자기계발 서적들도 “최선을 다해라. 몰입해라. 공짜는 없다.”라는 보편타당한 메시지들이잖아요. 20-30대가 그들의 메시지에 반향하는 것을 보면, 차이보다는 아직 공감대가 더 많 다고 생각해요.

제 세대 중에도 “요즘 젊은 것들은…”을 달고 다는 사람이 있어요. (아직 그런 정도 세대는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요.) 20-30대 중에도 “젊은 꼰대”가 존재한다고 알고 있어요. 직장 2-3년차인데 신입들에게 군기를 강요하듯이요. ‘케바케’인 것 같습니다.

현재의 일은, 이전보다 만족도가 높으신가요? 그 이유는 어떻게 되시나요?

만족도가 너무 높습니다. 이유는 본질적으로 한 가지예요.

제가 원하는 것을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으니까요. 이 게임의 통제권이 오롯이 저한테 있어요.

부차적인 이유도 있어요. 이 일이 잘 되면 평생 쌓여요. 복리처럼요. 회사는 열심히 해도 대부분은 내 것이 아니잖아요? 그 때뿐이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죠. 사업이라는 것, 또 유튜버라는 것은 열심히 해서 쌓이는 만큼 다 내 실질적인 자산이죠. 힘들어도 할 맛이 납니다.

현재 사회의 흐름이 변화하면서, 이직과 퇴사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에 겐 직장이란 어떤 의미이고, 또한 퇴사란 어떤 의미일까요?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는 알겠어요. 직장은 나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훌륭한 실험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이 일을 사랑하는지, 내가 이런 환경에서 강한지를 알아볼 수 있잖아요. 성공하려면 자기인식이 필수니까요. 저 같은 경우엔 회사 다닐 때 제가 쓸 수 있는 마케팅 예산이 70억이었어요. 회사 돈으로 이런 저런 마케팅과 신사업을 해 본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몰라요. 그러나 동시에 “내가 평생 남의 일을 하면서 행복할 인간은 아니구나.” 라는 걸 깨닫게 되었죠. 다름 아닌 회사 일을 통해서요.

저는 퇴사가 단순히 직장이 싫어서 그만두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주인공으로 사는 인생을 위한 하나의 전환점이죠. 한 번쯤은 터닝 포인트가 필요해요. 다 준비가 되고 그때가 돼서 퇴사한다는 건 세상 물정 모르는 소 리죠. 한 번쯤은 과감에서 결정하고 문제로 뛰어 들어야 해요. 그렇게 뛰어드는 게 비로소 준비라고 할 수 있죠.

한 마디로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려면 그 전의 삶 (“남의 삶”)에서 빠져 나올 필요가 있 는데, 그 상징적 관문이 바로 퇴사다.

퇴사 혹은 직장과 관련하여, 직장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은퇴하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후회가 있어요. 하버드 조사 결과도 있죠. 그건 바로 이거예요. “젊었을 때 내 일을 해보는 건데. 흐지부지 하다 보니 너무 늦었네. 너는 나처럼 살지 마.”

주변에 진짜 성공한 사람들을 보세요. 경제적으로든 삶의 의미에서든, 그분들은 한번쯤은 직장에서 나와 자신의 길을 걸어간 분들이예요.

그렇다고 대책도 없이 직장을 나올 필요는 없어요. 다만 직장에서도 확실히 배우려는 마인드셋을 가지셨으면 좋겠 어요. “나도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할 거니까, 그때를 위해 배워두자.” 이런 마음이요. 그렇게 배운 것들로 나만의 삶 을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좋거든요. 자세한 제 스토리는 제 유튜브 채널에서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어요. (https://youtube.com/@mawriter / 또는 마작가.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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