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첫 책을 썼다. 스물 아홉에 쓰기 시작해서 서른에 책이 나왔다. 그 책에는 내 소개가 적혀있다.
강원 춘천에서 태어났다. 춘천, 강릉과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다. 2003년 서강대학교를 졸업했다. 1995년 무크지 <동해람>에 <그리움> 외 1편의 시를 발표했다. 1999년에 이만희 작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를 공연했다. 2000년에 마임 공연 <새>를 작/연출했다. 2000년 단편 소설 <나무인형>을 발표했다. 같은 해에 단편소설을 각색한 연극 <나무인형>을 국립극장에서 초청 공연했다. 23회 전국대학연극제 동상을 수상했다. 2001년 부터 2003년까지 서울시청 관광문화과 기자로 활동했다. 2002년 단편소설 <수선화>로 신춘문예에 도전하고 실패했다. writer.ma@gmail.com

2012년에는 블로그를 열었다. 이런 저런 글을 썼는데, 그중에 실리콘벨리에 대한 글이 꽤 인기를 얻었다. 블로그에는 이렇게 내 소개가 적혀있다.
– 티스토리 블로그 (2023년에 업데이트했다고 적혀있다)
강원도 호수의 도시에서 출생하고 사춘기를 바다에서 보냄. 어린 시절 동네에 살아 종종 뵈었던 이외수 작가님을 부랑자로 오인함. 이 분은 아버지의 후배다. 서울로 유학. 육군 보병으로 산들을 헤매다가, 이름 있는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첫 직장생활. 본사 마케팅 부서로 스카웃. 정말 운으로 전세계인에게 사랑받는 글로벌 브랜드의 마케팅에 합류. 글로벌 회사로 이직. 백수생활 청산 후 현재 글로벌기업 한국지사의 division head로 근무중인 직장인 – 여전히 브랜드 일을 하고 있음.
10대. 학창시절 점심시간에 해수욕을 즐기다. 바다에서 시를 쓰고 시화전을 열다. 사진 전시회를 하다. 현대 단편소설 문제작들을 모두 읽다. 문학을 꿈꾸다. 20대. 장정일을 만나다. 무대에 열 일곱 번을 배우로 서다. 단편 소설을 쓰다, 그걸 각색하여 희곡을 쓰다, 그 희곡이 전국 대회에 나가서 수상하다. 국립극장에서 공연하다. 마임 공연을 연출하다. 자전거 여행을 하다. 글을 써서 원고료를 받다. 그게 열 편이 넘다. 2종 소형 면허를 세 번만에 합격하다 그렇게 산 250cc 오토바이크를 타고 여행을 다니다. 스페인과 파리를 떠돌다. 세례를 받다. 30대. 단행본을 한 권 내다. 아이를 키우는 맛에 빠지다. 외국 생활을 하다. 평생 헌신할 인생의 목표를 정하다. 아무 대책도 없이 직장을 그만두다 – 그리고 이상할 만치 성공적인 재취업 – 왜왜왜. 외국인 상사와 외국인 부하. 사내 최연소 팀장. 40대. 고향 강원도에 작은 별장을 갖다. 1억 6천만원 연봉 대신 백수가 되기로 하다. 초등학생의 아빠가 되다. 유튜브 채널을 갖다. 책을 다섯 권 쓰다. 주식회사를 설립하다.
2020년에 두 권, 2021년에 두 권의 책을 냈다. 그 책에는 내 소개가 이렇게 적혀있다.
마작가는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고 서강대학교를 졸업했다. 브랜드 전략가로써 시애틀 본 부와 함께 스타벅스 CPG 비즈니스의 한국 진출 시 신제품 개발, 비즈니스 모델 및 마케팅 캠페인 셋업에 참여했다. 유럽계 다국적 기업에서 4개 국적의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팀 리더 그리고 아 태지역 전략 트레이너로 활동했다. 저서로 에세이 〈육림공원 원숭이: 90년대를 함께 살아간 X, Y 세대에 게〉와 예스24 베스트셀 러로 선정된 실용서 〈쇼핑몰 위탁판매 이래도 어려 워요? 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수입 다 각화의 첫 단계〉 그리고 1% 더 전략적으로 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 <내 젊은 날에 보 내는 비밀 레시피>가 있다. 방황을 높은 단계의 욕망으로 해석하고 위로하는 책 <방황하는 사람 은 특별하다>가 출간을 앞두고 있다.
자기답게 살기 위한 방법으로써 독립의 중요성과 퍼스널브랜딩에 대해 컨설팅 및 강연을 병 행하고 있다. 본인을 탐구하여 한 권의 책으로 출판하는 것을 돕는 작가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다. 이 책은 워크샵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마작가.com 과 유튜브 채널 〈마작가네 사랑방〉에서 이 모든 것들과 함께 <월든>에서 영감받은 저자의 반쪽짜리 숲속생활을 만 날 수 있다.
네이버의 인물정보에도 내 소개가 축약되어 있다.

조금 철이 지났지만, 2020년 ‘상업적인 나’에 대한 자기소개도 유용하다. 처음으로 나는 회사가 아닌 보통 사람들에게 나를 각인시키려고 노력했다. 꽤 긴 글이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좋아했다.
– 네이버 글 ‘Mahjongga Introduction: 내가 걸어온 길, 아직 가야 할 길’
분기점은 2020년이었다. 3-4년 전인데 아주 먼 옛날처럼 느껴진다. 그 사이 나는 인생 전환을 시도했다. 묵직한 방향 전환이었다. 글로벌 회사에 소속된 브랜드 마케터에서 독립적인 창작가가 되었다. 작가, 유튜버로 시작해서 프리랜서 일을 하다가 주식회사를 세웠다. 꿈을 꾸긴 했지만 계획하지는 않았던 일이었다.
하나의 문을 닫으니 새로운 문이 계속 열렸다.
신생기업의 89%가 망한다는 3년의 Death Valley (죽음의 계곡)도 무사히 넘길 것 같다. 지난 3년간 나는 회사에 내 에너지를 갈아넣었다. 힘든 고비도 많았다. 자금 때문에, 사람 때문에, 전략적 비확실성 때문에 그랬다. 투자금 없이 매출 10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함께 하는 동료도 두 자리 숫자가 되었다.
할 거 다 챙겨가면서 이런 결과를 만든 건 아니다. 세상에 그런 건 없다. 나는 더이상 창작에 내 시간과 에너지를 쏟지 못한다. 그 점이 내 안에서 아우성과 반발을 만들어낸다. 더 이상 창작에 힘을 쏟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몇 주나 글을 쓰지 못할 때가 있다. ‘이렇게 굳어버리는 건가.’ 그런 절망감은 다시 답답하고 무기력한 감정을 만들어 낸다. 그러면 또 다른 나는 이렇게 변명한다.
글을 쓰지는 못하지만 나는 지금 엄청난 도전과 끈기로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고 또 발전시키고 있지 않은가.
과연 지금의 나는 누구인가.
이런 소개들이 지금의 내가 맞는가.
그렇다면 나는 누구여야 하는가.
그것을 쓰려고 했지만, 과거 내가 썼던 수많은 자기소개를 모아놓은 것으로 끝났다. 이 고민은 일단 제 몫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