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걱정 vs 내가 증오했던 걱정 (feat. 직장인)

퇴사 후 2년 동안 번데기 생활을 했다.

퇴사 후 2년 동안 번데기 생활을 했다. 내가 무엇이 될지 몰랐다. 닥치는 대로 시도했다.

닥치는 대로 시도했지만 아무거나 한 건 아니다. 내가 삽십 대였다면 닥치는 대로 시도했겠지만, 나는 이미 마흔이 넘었고, 리스크를 계산해야만 했다. 막말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따라서 그중에 가능성이 있는 것에 대해서만 위험을 감수했다.

잘 나가던 직장인의 풍요 속 빈곤

나는 잘 나가던 직장인이다. 기사가 출퇴근을 시켰고, 유럽에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출장을 다녔으며, 5성급 호텔에 묵었다. 보너스로 대기업 신입 연봉을 받아 현금으로 외제차를 샀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행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나는 내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꼭두각시질을 한다는 생각으로 자주 우울했다. 이 생활이 머지 않아, 길어야 10년 안에 끝날 것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본질적으로 보자면 “내 일을 무엇인가”가 해결되지 않은 셈이다. 나이 오십이 되면 나는 “이제 뭘 먹고 사나”를 고민할 것이 뻔했다. 그런 면에서 직장인이라는 정체성은 나라는 사람의 임시적인 형태였고, 불완전했고, 진솔하지도 않았다.

그 우울의 원인은, 한 마디로 “나 앞으로 뭐하지”였다. 풍요로워 보였지만 빈약하기 짝이 없던 정신이었다.

더 이상 걱정하지 않는 것

나는 “나 앞으로 뭐하지”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더 이상 걱정하지 않는다. 신기하다.

퇴사 후 2년 동안 번데기 생활을 했고, 닥치는 대로 시도한 끝에 내 일을 찾았다.

첫째. 작가가 되었다. 책을 몇 권 냈다. 이제 더 좋은 책을, 더 많은 책을 더 꾸준히 내는 것이 내 목표다.

둘째. 기업가가 되었다. 매출 5억이 넘었고,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했다. 이제 이 사업을 더 키우고, 더 의미있는 신사업으로 확장하고, 진짜 동료들을 모아 평생 다듬어가는 것이 내 기업가로서 목표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뭘하고 먹고 살까”와 같은 경제적 고민을 하지 않는다. 더 정확한 표현을 하자면, 걱정이 되지 않는다. 작가와 기업가라는 지향점은 평생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이미 경제적으로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내 인생의 일은 무엇일까”와 같은 삶의 의미론적 고민을 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여기서 어떻게 하면 의미를 실현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한다. 방향은 정해졌고, 지난 3년은 그 방향을 검증하는 시간이었던 셈이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나는 이제 그 안에서 얼마나 제대로 된 결과를 내느냐의 단계로 넘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내가 걱정하는 것

내 인생을 걸고 투신해야 하는 것 – 창작가와 사업가다. 30대의 걱정이 “내 길이 무엇인가”였다면 나는 그에 대한 해답을 갖고 곧 다음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

이 길에서 나는 무슨 흔적을 남길 것인가.

안전한 길을 벗어나, 얼마나 더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 것인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더 큰 도움을 줄 것인가. 그 과정에서 동료들에게 어떻게 성취를 나눌 것인가. 내가 걸어간 길을 보고 평범하고 지루한 삶에서 의미를 찾아 떠날 사람들에게 어떤 영감을 줄 것인가.

내 길을 찾아 헤매는 것이 불안과 초조함이라면, 정해진 내 길에서 성과를 만드는 것은 흥분과 긴장으로 가득 찬다.

나는 더이상 초조한 걱정을 하지 않는다.

내 새로운 걱정은 오히려 나를 살아있게 만드는 활기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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