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제해결 강박증 / 34주차 기록

문제해결 강박증이 생겼다. 독립의 순도를 높이려는 시행착오의 담금질. 이게 마치 강박인 것처럼 보이는 것일까. 34주차의 기록으로 강박에 대한 고민과 증거를 남긴다.

독립의 순도를 높이면서 나타난 강박증

독립.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내겐 그렇다.)

독립 3년차, 지금 내 독립 점수를 60점은 주고 싶다.

지금 내 인생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은, 나다. 더이상 회사나 상사나 인사담당관이 아니다. 또 내 생활 양식에 결정권을 가진 사람도 나다. 더이상 시스템이나 돈이 아니다. 그래서 60점이다. 하지만 나는 조금 더 시스템을 구축하고 내가 직접 손발로 뛰는 일을 장기적으로는 줄이고 싶다. 나는 내 인생에 대한 권리와 의무의 순도를 점점 높여가고자 한다. 지금 60점에서 90점까지는 가보고 싶다. 물론 이 점수는 성장을 위한 상대적 지표다.

독립을 위해서는 나를 잘 알아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로 시장에 뿌리내릴 때에 비로소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다. 그게 다가 아니다. 나를 잘 알고 나만의 스타일과 기호를 반영할 때에 삶의 의미를 채우며 허탈하게 돈만 좇는 인생 낭비를 피할 수 있다.

재밌는 사실이 있다. 독립을 해보니 내가 더 잘 보인다. 내가 잘 몰랐던, 결정권자의 힘에 의해 가려졌거나, 감히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내가 주도하기 때문이다. 이제 내가 너무 잘 보인다.

그중에 요새 드는 생각이다.

나는 문제해결에 대한 강박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 왜냐, 생각해 본다. 이 문제를 내가 해결하지 않으면 누구도 해결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독립의 순도를 높이는 시행착오의 담금질을 게을리할 수 없고, 그 과정에서 작은 문제는 지금 당장 손보지 않으면 나중에 큰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뭐 그런 불안감이나 시간에 대한 효율성이 나를 문제해결에 대한 강박과 편집으로 몰아가는 게 아닌가 싶다.

34주차 기록 / 강박과 문제해결

8월 20일 일요일. 가족들과 교보문고에 갔다가 담당자를 찾아 가용한 광고 현황을 알아봤다. 서점 광고가 사업 확장의 좋은 툴이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서점에 갈 때마다, 그곳이 어디든 담당자를 찾게 된다 (다룰 수 있는 카드를 늘려야 한다는 강박). 작년에 인터뷰 했던 유튜버 포리얼을 우연히 만났다.

3가지 할일 중 두 가지를 했다. 케틀벨로 고강도 운동을 하고, 3시간 동안 유튜브 편집을 하고 영상을 올렸다. 글을 쓰지 못했다. 루가복음을 읽었다. 뉴스레터 쓰는 걸 깜빡했다.

8월 21일 월요일. 목요일은 태어나서 첫 북콘서트 이벤트를 시행하는 날. 실수를 줄이기 위해 작은 것 하나까지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급여이체를 예약했다. 한 동료의 퇴직금으로 인해 지금까지 지출한 인건비 신기록을 썼다. 이 동료의 퇴사 때문에 정신적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받았다. 이분은 사업을 함께 키우려는 청사진으로 내가 파트너로 여겨왔다. 그러나 사업에 대한 식견 차이가 너무 컸다. 나중엔 이분의 입에서 회사가 이룬 것들을 하찮다고 표현하는 말들이 쏟아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굉장한 모욕감을 여러 차례 느꼈다. 능력, 의지, 상대에 대한 존중 이 3박자가 맞아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그리고 나서 내 문제해결 강박은 시작되었다. 다른 동료에게 안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 눈에 선했다. 고백컨데 이 동료는 한동안 내게 해결해야 할 심각한 문제였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사업성장이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8월 어느 날… 상처가 있었지만 문제는 해결되었고, 나는 또 인생을 배울 수 있었다. 사업은 다시 궤도를 찾았다.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다.

3가지 할일 중 두 가지를 했다. 피트니스클럽에서 한 시간 동안 몸이 너덜거리도록 고강도 운동을 했다. 글 “매일이 신기록”을 썼다. 편집은 하지 못했다.

8월 22일 화요일. 윗집이 두 달 전에 이사왔는데 소음 때문에 온 가족이 피해를 입고 있다. 두 차례나 매우 정중하게 이야기했지만 고통은 계속되었다. 나는 일주일 전부터 소음일지를 썼다. 그리고 화요일 퇴근 길에 집이 아닌 윗집으로 찾아갔다. 출력한 소음일지를 건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번엔 윗집 사람들이 우리집으로 몰려와 또 한번 소동을 피웠다.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호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평화가 찾아왔다. 정중한 대화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은 수많은 역사와 사례가 말해준다. 대화와 회유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그 자리엔 힘이 들어서는 수밖에. 그리고 애석하게도 그런 방법들은 실제 문제를 해결한다. 왜 그렇게 감정적으로 대하냐고 아내는 내게 핀잔을 주었지만, 사실 나는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담담한 만족감을 느낀다. 물론 아내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우리 가족이 피해자로써 겪는 부당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려 열흘 전부터 전략적으로 움직여왔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로서 내 문제해결에 대한 강박은 또 한번 해소되었다.

이날은 다소 시끄러운 날이라 3가지 할일 중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8월 23일 수요일. 일요일에 올린 영상의 반응이 너무 안 좋다. 썸네일을 변경했다. 클릭율(CTR)이 바로 개선되는 게 보였다. 또 하나의 문제해결.

3가지 할일 중 두 가지를 했다. 썸네일을 편집했고, 피트니스클럽에서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았다. 들 수 있는 무게도 신기록을 수립 중이다.

8월 24일 목요일. 오전에 집에서 일을 하다가 영풍문고 종로점에서 행사를 무사히 마쳤다. 기대보다 반응이 좋았고, 무엇보다 우리 동료들이 하나의 팀으로 이 행사를 훌륭하게 만들었다는 점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주변에 있는 탭 맥주 전문점에서 아주 오랜만에 즐거운 회식을 가졌다. 모처럼 자정이 넘어 귀가했다.

3가지 할일 중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새 역사를 쓴 기분이 들었다. 북토크는 지금 하고 있는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8월 25일 금요일. 집에서 근무하다 강원도로 출발했다. 일요일이 아들 생일이라 대관령 한우를 먹었고 잘 꾸며놓은 널찍한 음식점 마당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iMovie의 magic movie라는 기능을 사용해 동영상 편집을 시도했는데 결과물이 만족스러웠다. 짧은 시간 안에 양질의 영상을 만들었다.

3가지 할일 중 한 가지를 했다. “신기록, 현금흐름 1억 돌파”라는 글을 썼다. 나도 몰랐는데 현금흐름이 처음으로 1억 원을 돌파했다. 잠자리에 누워서 뿌듯함을 한껏 느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성과는 사업가로써 내가 단순히 뭔가를 잘해서가 아니다. 그 밑바탕에는 수많은 자잘한 문제들을 해결했다는 노고가 숨어있다.

문제는 성과를 방해한다. 씨앗을 보라. 작은 돌멩이 하나 때문에 싹이 트지 못한다. 제 아무리 훌륭한 싹이라도 말이다.

우두머리 거위가 내 발을 물었다

8월 26일 토요일. 시골에서 시간은 천천히 간다. 덕분에 밀도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일어나서 이른 오후까지 내가 한 일은 이렇다. 아들과 각자 좋아하는 따뜻한 차를 들고 계곡 앞에 앉아 흐르는 물을 바라봤다. 자전거를 타고 시골길을 탐험하고 꽃 사진을 찍었다. 김장 배추 심는 농부들을 바라보았다 – 나는 지금 무엇을 심고 있나,라는 생각과 함께. 그리고 나서 계곡에서 유튜브 영상 두 개를 찍었고, 아이들이 물놀이 하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밭에서 감자를 수확하고 낮잠을 잤다. 저녁엔 직접 수확한 바질을 넣어 볶음밥을 해먹었다. 아주 긴 하루였다. 마치 며칠을 산 것처럼. 이렇게 에너지가 채워진다, 하고 생각했다. 문제를 해결하느라 지친 심신이 쉬어가기에 조용한 숲속보다 나은 장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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