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레시피
성공에 레시피가 있다고들 한다. 남들의 성취 뒤엔 치밀한 전략이나 완벽한 타이밍이 있었을 거라 짐작한다. 나도 그랬다.
성공한 사람들을 몇몇 만나보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그들에겐 전략이 없었다. 다만, ‘실험’이 있었을 뿐이다.
안전선을 넘는 건 본능을 거스르는 일이다. 머리가 아니라 용기가 필요하다.
‘똑똑한 실험’ 같은 건 없다. 했나, 안 했나. 그게 전부다. 능력이 아니라 태도 문제다.
나의 투박한 가설
나도 그랬다. 연봉 2억 회사를 나올 때, 손엔 계획서 한 장 없었다. 투박한 가설 하나뿐이었다.
‘계급장 떼고, 내 이름 석 자만으로 생존할 수 있을까?’
전략은 없었다. 말하자면 그냥 나를 세상에 던졌다. 가설을 검증하고 싶었다. 대부분 실패했다. 그 실패가 쌓여 데이터가 됐다. 덕분에 나는 눈치 보는 삶 대신, 평생 지속 가능한 나만의 업을 얻었다.
로드맵 따위는 필요 없다
얼마 전 위시컴퍼니 박성호 대표를 만났다. 내 오랜 지인이다. 그 꼬꼬마가 지금은 1,000만 팔로워를 가진 기업의 수장이 되었다. 시작할 땐 로드맵 따위는 없었다고 한다.
삼성계열 회사와 소비재 컨설팅 회사를 다니다가 “내 사업을 하고 싶어서” 퇴사했다. 처음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진출 컨설팅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누구도 선뜻 일을 주지 못했다. 대시 “내 물건이나 대신 팔아볼래?”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알겠다”고 답한 게 전부였다.
가진 게 없어 무작정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돌렸다. 세련된 마케팅이 아니었다. “이게 팔릴까?”를 확인하려는 생존 실험이었다. 그러다가 한두 개씩 주문이 들어왔고, 동남아쪽에서 K뷰티를 개척한 회사가 되었다.
작은 시도들이 판로를 뚫고 감각을 키웠다. 처음부터 1,000만 명을 목표로 했다면 시작도 못 했을 거다. 그는 그냥 멈추지 않고 실험했다.
광고비를 아끼기 위해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고, 유통을 넘어 ‘휘둘리지 않는 나만의 브랜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유통을 대행하는 사업에서 직접 화장품 브랜드를 런칭했다.
10년이 넘은 그의 회사는 강남의 한 복판에 100명이 넘는 직원을 가졌다. 그러나 그 시작은 작은 실험이었다.
안전이 리스크다
정점에 오른 이들은 안전한 길을 걷지 않았다. 혁신이라는 거창한 단어의 본질은 단순하다. ‘이거 한번 해볼까?’하고 마음 먹는 것. 안전함을 벗어나라는 기업가들의 본질도 단순하다.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해보자’고 마음 먹는 것이다.
똑똑한 실험은 없다. 그저 실험을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안전한 게 좋다고 말한다. 변하지 않는 안전함이야말로 가장 큰 리스크다.
거창할 필요 없다. 전략을 세우느라 시간을 버리는 대신, 나는 그냥 실험해 본다.
인생을 바꾸는 건 완벽한 계획이 아니다. 무심한 어떤 한 걸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