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자 마자 책을 냈다. 그리고 유튜브를 했다.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나는 그 인연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3년이 지나고 돌아 보니 그 인연 중에는 악연도 있다. 이유 없이 내게 등을 돌리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루 아침에 가장 소중한 사람이 악연으로 변한다. 반대로 하루 아침에 아무것도 아니었던 사람이 평생의 인연이 되기도 한다.
최근 있었던 일이다.
–
사업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열 다섯 명 정도를 채용했다.
내가 한때 아꼈던 한 사람은 지금 악연이 되었다.
다시 연결될 일이 있을까 속으로 긴가민가 했는데, 연초에 이런 이메일을 받고 “악연”임을 검증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해보니 근로기준법 39조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후라도 사용 기간, 업무 종류, 그 밖에 필요한 사항에 관한 증명서를 청구하면 사실대로 적은 증명서를 즉시 내주어야 한다) 에 따라 마작가님은 즉시 발급의 의무가 있다고 하오니 내일까지 송부 부탁드립니다.
금요일 밤 8시 40분에 ‘내일까지’ 원천징수영수증을 요청하는 중이다. 이메일의 일부가 아니다. 이게 이메일이다.
이 이메일에는 기업가로써 내 인사정책의 성공과 실패가 모두 녹아있다.
이런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사사로운 정으로 채용하고 1년 넘게 방치한 것이 내 실패요, 이런 사람을 늦게라도 내보낸 것이 내 인사정책의 성공이다.
–
내가 한때 아꼈던 한 사람은 좋은 인연이 되었다.
회사에 기여를 많이 한 동료였다. 비록 사정이 있어 퇴사했지만 마지막 날 특별한 와인 파티를 할 정도로 훈훈했다.
사업이 번창하고 바빠지면서, 석 달만 일을 도와달라고 S.O.S를 보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후한 조건을 제시했다.
요청에 대한 대답도 훈훈했다.
우리는 곧 재회하고 예전처럼 다시 즐겁게 일할 것이다.
–
좋은 인연이 될 것인가, 악연이 될 것인가.
시간이라는 누룩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그때그때 솔직해지는 것 외에 무엇이 있을까.
그 누룩은 신선한 인연을 썩게 할 수도 있고, 오래되어 별 볼일 없는 인연을 은근하고 달짝지근하게 재탄생시킬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