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가만히 나를 놔두지 않는다. 지나고 보니 그렇다.
내가 삶에 대해 평화를 느낄 때는 숲속에 앉아 시원한 바람 한 줄기가 내 젖은 머리칼을 쓸고 지나갈 그 찰나뿐이었던 것 같다.
삶은 교차로 같다.
언제쯤 평화가 찾아올까, 생각하며 삶의 교차로를 끊임 없이 지나다 보면 이런 생각에 다다르는 것이다.
삶은 교차로다.
한 사람과 6개월 넘게 고민 끝에 작별했다. 내겐 큰 결심이었고 배움이었다.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러자 마치 보상이라도 주듯이 회사는 최고 매출을 세웠고, 월 순매출 8천만 원에 근접했다. 창업 1년차 때에 내 꿈은 3년후에 월 평균 순매출 5천만 원을 달성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만 같았고, 나는 이 사업을 돈벌이가 아니라 나와 동료들 그리고 사람들의 인생을 보호하고 의미있게 바꾸는 도구로 삼고 싶었다. 그 꿈이 가까워오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삶의 교차로에서 나는 다시 한 번 멈칫거릴 수밖에 없다.
오늘 내가 가장 믿고 의지했던 동료로부터 작별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작별을 할 때와는 다르게 그를 잡았다. 다시 한번 생각해 줄 것을 간청하였다.
그러는 와중 삶의 교차로에서, 나는 새로운 인턴 지원자 6명의 이력서를 검토하고 세 명과 약속을 잡았다.
작별과 새로운 만남이 교차하고, 고통과 환희가 엇갈린다.
이 역시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가만히 이것들이 지나가길 바라지 않는다. 나는 내 의도를 충분히 불어넣고 끝까지 힘쓸 것이다.
목적지 없는 사람에겐 어떤 바람도 순풍이 아니다. 내 한껏 노력한 후에 그만큼의 배움이 따라온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오늘 밤도 삶의 교차로에 바람이 스치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