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입이 떡 벌어지는 순간이 있다.
깨달은 사람은 매일 매순간에 감탄한다지만… 평범한 사람에게 그런 기회는 드물다.
언제 입이 떡하고 벌어지는가.
엄청난 예술 작품을 눈 앞에서 만날 때,
위대한 가수의 음성을 직접 들을 때,
이런 순간은 일상의 관성을 멈추게 한다. 그 순간을 나는 사랑한다.
오늘 안예은이 그랬다. 익숙하게 알고 있던 ‘문어의 꿈’ 가사에서 꽤나 큰 감동을 얻었기 때문이다.
상당히 알려진 이 노래는, 1) 밝고 경쾌한 리듬 2) 톡톡 튀는 가사 3) 안예은의 개성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말하자면 대중적으로 소비했다.
그런데 이 ‘작품’엔 더 심오한 스토리 텔링이 숨어 있었다. 바로 나 같은 사람들, 그리고 지금도 방황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가슴 찡한 스토리.
안예은이 쓴 가사에 따르면,
문어는 잠이 들면 꿈을 꾼다. 꿈속에서 문어는 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산다.
장미꽃 밭 숨어들면
나는 빨간색 문어
횡단보도 건너가면
나는 줄무늬 문어
밤하늘을 날아가면 나는
오색 찬란한
문어가 되는 거야
여기까지는 그냥 경쾌한 가사다.
모든 위대한 작품엔 장애물이 있고, 뒷 이야기가 있다.
문어는 왜 꿈을 꾸는 걸까.
세상에, 깊은 바닷속은 너무 춥고 어둡고 외롭기 때문이다.
깊은 바닷속은 너무 외로워
춥고 어둡고 차갑고
때로는 무섭기도 해 에에에
야 아아아 아아
그래서 나는 매일 꿈을 꿔
그래서 문어는 그걸 잊기 위해 오색찬란한 꿈을 꾸며,
커피 한잔 마시면서 진갈색 문어가 되고, 주근깨의 꼬마와 놀서 점박이 문어가 되는 거였다.
우리가 꿈꾸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우리 안의 어두움을 감추기 위한 것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쇼핑을 하고 괜히 카페에 기웃거리면서, 삶의 본질과는 관련없는 것에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그것 역시 인생이다.
자기계발서에서 굳이 꼬집지 않아도 된다.
안예은 같은 예술가처럼 보듬어줄 때도 필요한 법.
우리네 삶은 얼마나 춥고, 어둡고, 우울한지.
그리고 그걸 견디기 위해 밝고 희망찬 꿈을 꾸는 건 얼마나 중요한지!
나는 수십 번 노래를 들으며, 이 헛헛한 인생을 날려버릴 수 있었다.
나 역시 ‘창작자’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고, 안예은처럼 다른 사람에게 내 창작물로 꿈과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
가사 전체를 옮긴다.
안예은 ‘문어의 꿈’ 가사
나는 문어
꿈을 꾸는 문어
꿈속에서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어
나는 문어
잠을 자는 문어
잠에 드는 순간
여행이 시작되는 거야
높은 산에 올라가면
나는 초록색 문어
장미꽃 밭 숨어들면
나는 빨간색 문어
횡단보도 건너가면
나는 줄무늬 문어
밤하늘을 날아가면 나는
오색 찬란한
문어가 되는 거야 아아아
야 아아아 아아아
깊은 바닷속은 너무 외로워
춥고 어둡고 차갑고
때로는 무섭기도 해 에에에
야 아아아 아아
그래서 나는 매일 꿈을 꿔
이곳은
참 우울해
단풍놀이 구경 가면
나는 노란색 문어
커피 한잔 마셔주면
나는 진갈색 문어
주근깨의 꼬마와 놀면
나는 점박이 문어
밤하늘을 날아가면 나는
오색 찬란한
문어가 되는 거야 아아아
야 아아아 아아아
깊은 바닷속은 너무 외로워
춥고 어둡고 차갑고
때로는 무섭기도 해 에에에
야 아아아 아아
그래서 나는 매일 꿈을 꿔
이곳은
야 아아아 아아
야 아아아 아아아
깊은 바닷속은 너무 외로워
춥고 어둡고 차갑고
때로는 무섭기도 해 에에에
야 아아아 아아
그래서 나는 매일 꿈을 꿔
이곳은
참 우울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