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다섯 권 출판했다. 그리고 기업을 설립했다. 얼마 전 2년을 맞았다. 매일이 새로운 기록이다.
회사에서 디자이너를 고용했다. 여러 일을 처리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특성 상, 한 가지 전문직을 뽑는 것은 하나의 이정표가 아닐까 생각한다. 경력직 전문가를 뽑는 건 오늘이 이렇게 처음이다.
태도나 비전, 그리고 기획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마음에 들었다. 이런 나의 판단이 나중에도 옳은 것으로 밝혀지길 바란다. 사실 인터뷰는 제한된 정보로 결정 내린다. 그런 면에서 베팅이다.
이 베팅에서 나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적도 있고, 반대로 쓰라린 실패를 맛본 적도 있다.
‘사람 보는 눈’이 세상에 과연 존재하는가? 나는 잘 모르겠다. 누구나 이런 적이 있지 않나. 사람을 잘 본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악연인 것을. 그렇게 나는 또 나만의 인재에 대한 기록을 축적한다.
2023년.
내가 사장으로 있는 회사는 직원이 8명이 되었고, 2년이 채 되지 않아 연매출 5억을 돌파했다. ‘성장은 나눈다’는 생각이다. 기여한 동료들에겐 2년 간 세 번이 넘는 급여 인상이 있었다. 직원들은 들어올 때보다 하나라도 더 배우고 성장한다. 정규직 평균 연봉은 3천만 원을 돌파했다. 누군가에겐 별 거 아니겠지만, 신생 기업에겐 이게 참 대단한 이정표다. 그리고 오늘 최초로 디자이너 전문가가 생겼다. 책임감이 남다르다.

내가 일하는 회사의 설립자 정신은 “누구나 창작가로 자기만의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있다. 내가 설립자라 그렇다. 농담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 기획을 하고, 디자인을 하고, 유통을 하고, 마케팅을 한다. 어떻게 보면 하드렛일이다. 그러나 이걸 허드렛일이라고 표현하면 곤란하다. 모든 위대한 작업을 들여다 보면 결국 하드렛일이고, 인생도 가까이 들여다 보면 우스꽝스러운 일들의 반복처럼 보인다. 아름답고 그럴싸한 일들을 찾아 다니는 사람은 뒤늦게 인생의 참모습 앞에 무릎 꿇고 후회해 봤자다.
내게 “동료들에 대한” 설립자 정신이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성장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기회를 제공하고, 스스로 창작가로 명성을 쌓게 도와주고 싶다. 회사가 서로의 평생 생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책임지고 싶다. 그렇게 죽기 전까지 평생 이웃으로 그리고 창작가 동료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순수한 영혼들의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른 이를 돕고, 인류에 위대한 업적도 하나쯤은 세울 수 있다면…
동료가 독립한다면 축하하고 도울 일이다. 그러나 독립하지 않는다 해도 ‘함께 할 수 있으니’ 좋다. 정년 없이, 죽을 때까지 일할 수 있는 버팀목으로 그들의 생계와 인맥을 책임지는 울타리와 공동체로 이 회사를 만들고 싶다.
다음 목표가 있다면, 인공지능 전문가를 채용할 수 있을 때까지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 그리고 내년엔 동료들의 급여를 20% 이상 인상하고, 소수에게만 제공하는 개인PT 혜택을 모든 동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냥 그렇다.
아, 인턴 에디터를 상시 모집하고 있다. 채용 공고.

